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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시와함께

동물/월트 휘트먼

건강한 하늘시내 2023. 5. 5. 11:29

동물

 

 

나는 모습을 바꾸어 동물들과 함께 살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들은 평온하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

나는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땀 흘려 손에 넣으려고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환경을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은 밤 늦도록 잠 못 이루지도 않고

죄를 용서해 달라고 빌지도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의무 따위를 토론하느라

나를 괴롭히지도 않는다.

불만족해하는 자도 없고,

소유욕에 눈이 먼 자도 없다.

 

다른 자에게,

또는 수천년 전에 살았던 동료에게

무릎 꿇는 자도 없으며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잘난 체하거나

불행해하는 자도 없다.

 

 

월트 휘트먼(1855년작)

 

 

출처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열림원

 

 

자연속에 있는 얼룩말들

 

 

이 시는  인간이 동물의 사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동물 같은 단순한 삶이 얼마나 기쁘고 자유로운지를 말해줍니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인간사회를 떠나 너무 단순하고 평온한 동물들 사이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그는 마음껏 숲과 들판을 달리는 동물들의 자유를 동경합니다. 서로 함께 놀고, 한가로이 사는 동물들이 어쩌면 인간보다 나은 삶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어떤 면에서 동물이 인간보다 나은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법이나, 체면, 의무에서 자유롭습니다. 인간을 괴롭히는 수많은 걱정과 불안이 없습니다. 매일 출근해야할 직장도 없습니다.

 

그들은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지구 안에 있는 생명체들과 조화롭게 삽니다. 더 많이 가지려고 밤새 수고하지 않습니다. 내가 더 많이 높아지려고 친구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날의 양식으로 족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의 삶은 동물보다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한시도 맘놓고 쉬지 못하고, 머릿속은 여러 해야 할 일과 더 나아지려는 욕망으로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이 길어야 80년 정도이고, 아주 소수는 100년을 산다고 합니다. 이 시간 동안 온갖 괴로움과 고통 가운데 힘든 시간을 보냅니다. 

 

만약, 우리가 동물처럼 그날의 양식으로 족하고, 미래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대신 옆에 있는 동료와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이 시가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해 줍니다.

 

월트 휘트만은 우리에게 동물을 보며 배우기를 바랐습니다. 평화롭고, 한가하게 살며, 서로 조화를 누리며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을 맘껏 누리며 살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저급하다고 하는 동물이 인간의 삶을 본다면 뭐라고 할까요? 하나도 부럽지 않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단순한 삶을 통해 이 지구의 아름다움을 실컷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퇴해서 한가로이 자연과 벗하며 살려고 평생을 수고합니다. 하지만, 동물은 처음부터 한가로이 자연속에서 삽니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삶을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살고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깊게 생각해봐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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