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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소나기가 갑자기 내린다. 잠시 더위에 쉼표를 찍는구나.
요즘 날이 너무 덥다. 습기도 너무 많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더 난다. 아침에 일어나 앞뒤 문을 활짝 열고 바람이 통하도록 해둔다. 하지만, 한 낮이 되면 뜨거운 바람이 들어와 그마저도 할 수 없다. 대신 선풍기와 에어컨을 번갈아 틀면서 견딘다. 나는 집에 있어서 살살 살면 되지만,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오후 2시가 넘어서면서 후드득 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소리다. 비가 내리고 있다. 뜨거운 대지를 식혀줄 천연 장치다. 죽을 정도로 덥다가 이렇게 시원한 빗소리가 들리면 너무 반갑다. 안도감이 든다. 오늘 저녁은 산책을 해야겠다. 집에만 있어서인지 소화도 안되고 몸이 찌뿌둥하는데, 저녁에 한 시간 산책을 갔다 오면 뭔가 내 몸을 위해 해 준 것 같고, 잠도 잘 온다.
비가 좀 그친 것 같아 다시 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맞이했다.
친구 시어머니
아침나절 친구와 긴 통화를 했다. 친구는 시어머니와 갈등이 심각해서 두 주 이상을 힘들게 지내고 있다. 급기야는 집을 나가야 될 지경이다. 친구와 시어머니... 골이 너무 깊어졌다. 어느 누구도 이젠 뒤로 물러설 기미가 안 보인다.
하루아침에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다. 잘 지내는 듯하다가. 한 번 씩 크게 어긋나고, 또다시 친구가 억지로 사과를 하고 봉합을 하고.... 이렇게 반복된 사연이다.
너무 안 맞는 사람이 한 공간에서 지낸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어머니는 친구를 가족으로 여기지 않는 듯하고, 무조건 당신 말에 토를 달지 말고 순종하기만 바란다. 당신은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서 며느리한테는 꾹 참고 살란다.
새댁 때는 시어머니가 무서워서 그렇게 살았지만,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렇게 살라고 하면서 막말을 하며 상처를 주니, 친구는 이 번에는 도저히 억지 사과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매 번 잘못이 없어도 그냥 사과를 해서 넘어가곤 했는데, 이제는 더 이상은 이런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들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내가 예전처럼 시어머니를 작은 사람으로 맘 속에 만들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친구의 마음도 상할 대로 상해서 이젠 같이 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다.
둘 다 너무 화가 나있다. 뜨겁다.
둘에게 지금 같은 소나기가 왔으면 좋겠다. 어떤 모양으로든 그들을 식혀줄 한 줄기 소나기가 절실하다. 나는 모르지만, 그 어떤 작용으로 그들에게도 소나기가 내릴지 누가 알겠는가? 삶은 변하는 것이니까. 나는 멀리서 그리 소망해본다. 그들에게 지금 같은 소나기가 와서 그들을 식혀주고 적당한 온도로 같이 지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시원한 바람이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오늘은 이 바람으로 잠시 더위를 피해야겠다.
감사합니다
1. 이렇게 소나기를 내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2. 친구와 소통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3. 좋은 책을 만나서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4. 위가 좋아져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5. 아이들의 일이 잘 되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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