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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우리 교회
우리 교회는 아주 작은 교회입니다. 흔히들 개척교회라고 하는데, 10년이 넘어서 개척교회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네요. 지금 교인수는 10명 내외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크기나 교인 숫자를 생각할 때 작은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교회를 다닌지는 개척 초창기부터 다녔기 때문에 10년이 넘은 것 같네요.
우리 교회는 일요일 오전 예배를 마치면 거의 대부분은 가시고, 우리 부부와 목사님 가족 위주로 식사를 합니다. 식사는 매주 국수를 끓여서 먹습니다. 우리 교회 국수는 어느 국숫집에 비해서도 탑 수준으로 수준급의 맛입니다. 얼마나 맛있는지 모릅니다. 미리 토요일에 목사님이 멸치와 북어대가리와 무 등을 넣고 푹 끓여놓기 때문에 국물이 진국입니다.
미리 끓여놓은 육수에 계란지단, 애호박볶음을 고명으로 올리고, 거기에 김가루까지 넣으면 완성입니다.
우리 교회 국수
큼지막한 국수 그릇에 먹음직스럽게 담아 내오면, 모두가 맛있게 한그릇 뚝딱입니다.
그중에 우리 남편이 제일 맛있게 먹습니다. 저는 양이 작아서 항상 남편에게 조금 덜어주고 먹습니다. 맛있다고 다 먹으면 그날 집에 와서 위가 불편하더라고요. 위가 안 좋은 사람은 항상 소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맛있어도 요즘엔 절제를 합니다.
우리 남편은 매주 국수를 먹을 때마다 칭찬을 합니다.
"우리교회 국수가 제일 맛있어요. 어딜 가도 이만한 국수를 먹기 힘들 거예요."
저도 객관적으로 이 말에 동의합니다. 정말 정말 맛있거든요.
국수를 다 먹으면, 항상 과일과 커피를 먹습니다. 오늘 과일은 멜론을 준비하셨는데, 아주 달고 맛있어서 제가 제일 많이 먹은 것 같네요. 그리고 커피는 노란 맥심 커피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달달한 최고의 커피이지요.
점심 식사 후 이야기 나누기
우리는 이렇게 국수를 먹고 디저트를 먹으면서 일주일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은 다시 시작하는 코로나와 어릴 적 친구들이 성공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코로나는 이제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서 예전처럼 그리 두렵지는 않은 거 같군요. 그리고 친구들 성공스토리를 많이 얘기했는데, 어릴 때 공부 못하고 말썽 피우던 친구들이 성공한 것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나라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고, 모범생이면 세상에 나가서도 1등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살아보니, 그렇지가 않더라는 겁니다. 공부를 잘하던 친구들은 그냥 그냥 밥은 먹고사는데 크게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고요, 반대로 전혀 기대하지 않던 사람들이 막상 세월이 흘러 보니까 깜짝 놀랄 정도로 성공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공부는 좀 느슨히 하고 다른 재능을 살펴봐야 했는데 말이죠. 이렇게 노후준비나 하는 시기에 이런 귀한 것들을 깨닫게 되다니,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세상이 예상 밖이기 때문에 재밌고, 살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생 시절처럼 공부 잘하는 사람만 성공한다면, 너무 뻔하고 기대할 게 없지 않을까요. 이렇게 예상 밖의 일이 벌어지니 공부! 공부! 하면서 아이들을 들볶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모를 일이고, 우리의 앞날도 모를 일이니.... 또 어떤 변수로 우릴 깜짝 놀라게 해줄지 모르지요. 우리의 인생이 아직 남았으니, 내가 공부를 못했어도 다른 것으로 뭔가를 이뤄보면 좋을듯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매주 국수 먹고, 과일 먹고, 커피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신앙이 좋지는 않지만, 매주 반가운 사람을 만나서 같이 먹고 이야기하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교회는 이것만으로도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니까요.
우리 교회가 이런 교회여서 저는 좋습니다.
큰 교회를 다니면, 아는 사람 한 사람도 못 사귀고, 이렇게 재미있게 놀지도 못하니까요. 우리 교회가 계속해서 지금처럼 사랑을 나누면서 재밌게 지내는 교회이길 마음속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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