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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베르나르 베르베르

건강한 하늘시내 2022. 11. 13. 23:39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에 꽤 많이 알려진 프랑스 작가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개미)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언젠가 티브이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그를 본 적이 있어서 그의 작품을 한 번쯤은 읽고 싶어졌다. 2018년에 출간된 (기억)이라는 작품을 이번에 읽게 되어서 여기에 한 번 소개해 보려고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기억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기억) 줄거리

 

르네는 프랑스 고등학교의 역사교사이다. 어느 날 친구와 (판도라의 상자)라는 최면 공연을 보다가 피험자가 되어서 전생 체험을 한다. 그는 자신이 최고로 영웅적인 삶을 살았던 전생을 보고자 원했다. 세계 1차 대전에서 병사로 싸우는 전생을 보고 혼란에 빠져서 공연장을 빠져나오고, 어느 노숙자의 휘두르는 칼을 방어하려다가 그 노숙자가 죽게 된다.

 

자신이 살인자라는 오해를 받을까 두려워 죽은 노숙자를 센강에 빠뜨리고 계속 혼란에 빠진다. 이 모든 것이 전생 체험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자신을 되돌려 놓으라고 전생 체험 공연자 오팔을 찾아간다. 그리고 다시 여러 전생을 체험한다.

 

그는 자기 앞에 111개의 전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는 전생을 자연스럽게 체험하는데, 정작 공연을 기획한 오팔은 전생 속으로 가지 못한다. 그녀는 르네처럼 전생을 체험하고 싶어 한다.

 

르네는 여러 전생을 체험하면서 항상 다음 생은 그 전생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바탕으로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르네는 가장 평온하고 행복했던 자신의 전생이 궁금했다. 그리고 최초의 생이었던 아틀란티스인 게브와 만나게 된다. 

 

게브와 만나 이야기하면서 이곳이야말로 파라다이스고 완벽한 사회였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은 모두 평온하고, 노동을 안 하고, 자연식을 하고, 정신이 고도로 발달되어있고, 갈등이나 싸움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였다. 어떻게 이런 사회가 가능한가? 르네는 이런 완벽한 사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후대에게 전하고 싶다. 

 

역사교사인 르네는 역사는 진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강한 자의 편에서 써 내려간 거짓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정말 역사 뒤편에 있는 진실이 항상 궁금했다. 여기 아틀란티스인의 사회는 그가 꼭 후대에게 알려주고픈 정말 오래된 진실이다. 하지만, 아틀란티스는 지진이 나서 결국 흔적도 없이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고 만다. 아무도 아틀란티스가 있었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그는 게브에게 후대 사람들이 믿을 수 있도록 아틀란티스의 역사적 사실을  알리자고 제안한다.

 

아틀란티스는 사실 대양 한가운데 있는 섬이다. 그곳의 사람들은 키가 17미터나 되는 장신이고, 수명은 거의 1000살 정도를 산다. 그중에 1000살 넘는 70인 정도가 부족의 원로로서 중대한 일을 결정한다. 그들은 억지로 노동을 하지 않고, 서로서로 돕고 산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이웃을 위해 서로 돕는데 쓴다. 국가, 경찰, 돈, 사업, 전쟁이 필요 없다. 정말 완벽한 사회이다.

 

르네는 매일 23시 23분에 게브르  만나 후대에 그들의 역사적 사실을 전하고자 의논한다. 하지만 노숙자의 시신은 결국 발견되고, 르네는 범인으로 지목받는다. 아무리 정당방위였다고 해도 CC TV가 그와 싸우는 모습을 담고 있어서 그는 경찰서에 갇히게 되는데, 그를 판도라의 상자에 같이 데려간 교사 친구가 힘을 써서, 전생 체험으로 정신적 혼란이 야기한 사건으로 처리를 하게 되고, 르네를 정신병원으로 이송한다.

 

정신병원에서 르네는 아주 이상한 정신과 의사의 피험자가 되어서 기억을 지우는 고문을 받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탈출하고자 전생으로 들어가,  전쟁 용사였던 전생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하게 된다.

 

전생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을 탈출해서 오팔을 만나 함께 도망친다. 오팔은 르네와 함께하면 범죄자를 도와준 사람이 되어서 위험에 빠질 수 있지만, 르네만이 자신에게 전생 체험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떠난다. 오팔은 정말 자신의 전생이 궁금하다. 그들은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르네의 전생 중에 아주 부유한 귀족 여인 레옹틴이 유산을 숨긴 곳을 알게 되어 금화를 발견하고 그것으로 배를 사고 이집트로 떠난다.

 

그 둘은 계속해서 항해를 하며 르네는 전생을 오고 가는데, 아틀란티스가 언제 지진으로 화산이 폭발하고 바다에 가라앉게 될지 모른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이 그곳에 생존했다는 증거를 남기게 하려면 그들을 구해내야 한다.

 

르네는 방주를 만드는 법을 게브에게 가르치고, 그들에게 사람들을 태우고 그곳을 탈출하도록 도와준다. 드디어 화산이 폭발하고 아틀란티스인 144명을 구해서 이집트에 다다른다. 르네는 그들에게 사람들이 몇천 년 동안 찾을 수 없는 곳을 지정해서 그들의 흔적을  가져다 놓으라고 한다. 

 

게브와 그의 아내는 항아리에 아틀란티스 이야기를 써서 르네가 가르쳐준 이집트 동굴에 가져다 놓고 그곳에서 죽는다. 르네는 오팔과 함께 그곳을 찾게 되고, 게브가 가져다 놓은 항아리를 찾게 된다. 

 

르네는 실시간으로 온 세상에 역사적 사실을 방영하기 위해 그의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의 동료는 방송국 팀을 데리고 이집트로 오게 된다.

 

드디어 방송을 하려고 동굴을 촬영하는데, 이미 그 동굴은 초토화가 되어서 아틀란티스인의 증거는 없어져 버렸다.  이집트의 정치적 상황이 이런 고대 유적을 파괴해버리고, 촬영팀 모두는 이집트 경찰에 잡혀서 어마 무시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정말 어이가 없다. 그토록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했는데, 유적은 파괴되고 감옥행이라니. 하지만, 이대로 감옥에서 죽을 수는 없다. 다시 르네는 전생의 지혜를 빌려서 모든 동료를 구출하고 자신의 요트를 타고 항해를 한다. 그들은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지만, 진실한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하기로 의기투합해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직접 전생 체험을 하면서 전생에서 실제 보고 알게 된 진실을 방송으로 하게 된다.

 

전생, 과연 있을까?

 

일전에 박진여 님의 (당신, 전생을 읽어드립니다)라는 영상을 보았다. 그때, 전생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으면서, 윤회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태생이 기독교인이라, 생은 한 번으로 끝나서 죽으면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간다고 생각했다. 요즘, 기독교가 과연 진리일까?라는 회의가 들면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내가 모르는 진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생이 한 번으로 끝나는지, 여러 번의 생을 사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예전엔, 기독교적 믿음으로 이런 분야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혹시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작은 지식으로 이 광활한 우주의 일을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여기 전생이란, 생을 여러 번 산다는 의미다. 우리가 지금 죽으면, 언젠가 다른 모습으로 생을 또 산다는 것이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다. 확신은 서지 않지만, 그렇다고 정말 생이 한 번으로 끝난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아쉬운 부분도 많기 때문이다. 생이 정말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르네는 아틀란티스인을 시작으로 111번의 생을 살아서 현시대 프랑스 역사교사의 삶을 살았다. 그가 한 생을 살 때마다 아쉽고 힘들었던 부분을 보완해서, 용감하게, 부자로, 수도자로,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으로.... 계속 더 나은 삶을 경험하고자 생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의 현재 삶은 거짓되고 어그러진 역사를 바로잡아 후대에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어떤 생이건 그가 선택해서 온다. 그리고 그 생을 경험하고, 또다시 다른 삶을 살고 싶어 생을 선택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의 나의 삶도 뭔가 목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생에 터득하지 못한 것을 배우기 위해, 아니면,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선택한 삶일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정말 독특한 소재로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처음 그의 작품을 읽었는데, 기억을 가지고 전생과 역사를 소재로 쓴 이 소설은 정말 재밌었다. 

 

무의식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서 문을 열고, 자기가 가고자 하는 전생을 떠올리면, 그 문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때의 자신의 삶을 보게 된다.

 

정말 흥미롭다. 나도 이런 체험을 해보면 좋겠다. 정말 전생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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