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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센스 앤 센서빌러티는 1811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결혼 외에는 어떤 경제적 활동도 할 수 없는 중류계층의 여자들의 삶과 사랑이야기다. 1995년 영화로 제작되어 크게 히트를 친 센스 앤 센서빌러티의 줄러기와 소감을 써보겠다.

 

 센스 앤 센서빌러티 줄거리

 

1800년대 초, 영국의 한 중류계층의 집의 가장 대쉬우드는 마지막 숨을 거두면서 그 집의 유일한 아들 존에게 모든 유산을 상속하며,  일 년에 500파운드 정도는 줘야 그들이 살 거라고 하면서, 세 딸들과 부인을 부탁했다.  

 

그 시대 영국은 오직 아들에게만 유산을 상속하도록 법이 정해져 있었다. 딸 셋은 태어나면서부터 살던 놀랜드파크 대저택을 오빠 존의 부부에게 주고 나가야 한다. 존은 첫째 부인의 아들이고, 세 딸들은 둘째 부인의 소생이다.

 

아버지의 간곡한 유언에도 불구하고, 존은 아내 페니의 표독스러운 주장에 못 이겨 여동생들과 계모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아버지의 유언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모든 재산은 아들에게 돌아갔고 그들은 하루아침에 집을 나가야 되는 처지가 된다.

 

모든 추억이 깃든 집에서 나가게 된 세 딸과 대쉬우드부인은 살 집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는 중에 엘리너의 올케 페니의 남동생 에드우드가 왔다. 그는 침착하고 예의 바르며 사려 깊은 사람이다. 엘리너는 그의 그런 모습에 끌려서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하지만, 사랑을 고백하리라고 기대했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한 급한 일로 에드워드는 런던으로 떠난다. 엘리너는 사랑하는 에드워드가 다시 방문하기만 기다리지만 그는 오지 않는다.

 

여러 군데 편지를 보내며 인정머리 없고 잘난 체하는 존의 아내 페니가 보기 싫어 하루라도 빨리 이사하길 원한다. 마침내 존 미들턴 경으로부터 바톤파크에 있는 별장을 저렴하게 쓰라는 기별을 받는다.

 

 

 

 

존 미들턴경과 그의 장모 제닝스부인은 삶이 너무 단조롭고 지루하다. 그들은 엄청난 재력가인데, 재미있는 일없이 무료하던 차에 대시우드가의 여자들이 집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별장을 빌려준 것이다.

 

제닝스 부인은 대쉬우드가의 아름다운 세 딸을 보자 좋아서 죽을 정도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세 자매들이다. 제일 큰 언니 엘레나는 지성과 교양이 넘치고, 특히 너무 예쁜 둘째 마리앤을 보자 그녀들을 시집보내고픈 마음으로 들떴다. 바톤파크로 이사 온 대쉬우드가 여자들은 끊임없이 말하고 참견하는 제닝스 부인이 좀 귀찮기는 해도, 악의가 없고 자신들에게 큰 호의를 베풀어주었기 때문에 친하게 지낸다.

 

제닝스 부인은 둘째인 마리앤을 그 지방 부호인 그랜드 대령과 엮어주고 싶어 한다. 그랜드 대령은 나이는 있지만, 현재 결혼을 안 한 미혼인 데다 마음이 넓고 성품이 좋은 사람이다. 그랜드 대령을 초대해서 그녀들과 만나게 해 주는데, 그랜드 대령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마리앤에게 한눈에 반한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마리앤은 그야말로 너무 우아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자신이 마리앤을 갖기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곳에 이사 와서 주위를 둘러보며 산책하고자 마리앤과 마가렛이 밖으로 나가는데, 마리앤이 발을 헛디뎌서 발목을 삐게 되고, 마가렛은 사람을 부르러 집으로 돌아간다. 또한 비까지 내려서 난감한 상황인데, 그때 너무 핸섬하고 멋진 남자가 나타나 마리앤을 도와 그녀를 안고 집까지 바래다준다.

 

마리앤은 그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 반듯한 이목구비하며 친절한 매너, 정말 멋진 남자였다.  그는 윌로비라는 사람으로 친척이 자신의 재산을 유산으로 준다고 해서 해마다 그 고장을 방문하였다.  그날 비가 엄청 오는 중에 다쳐서 쓰러져 있는 마리앤을 보고 그녀를 도와준 것이다.

 

첫째 딸 엘리너가 지성을 겸비한 여성이라면, 둘째 마리앤은 감정이 앞서는 성격이다. 마리앤은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나타내고 말하는 스타일로 사랑에도 거침이 없는 여자다. 마리앤은 그녀가 얼마나 윌로비를 사랑하는지 언니 엘리너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윌로비는 자주 대시우드가를 방문해서 마리앤과 사랑을 키운다. 그는 젠틀하고 문학에도 관심이 많아 마리앤과 말이 잘 통한다. 그 동네 모두가 그들이 머지않아 결혼할 거라고 생각한다. 드디어 윌로비가 마리앤에게 프러포즈를 할 거라고 생각하는 데, 윌로비는 급한 일이 있다고 갑자기 런던으로 떠나버린다. 이 일로 마리앤은 무척 상심하며 윌로비가 다시 오기만 기다린다.

 

어느 날,  브랜든 대령이 대대적인 피크닉을 열고 대쉬우드가 여인들을 초대하는데, 피크닉에는 존 미들턴경의 딸과 사위도 오고, 딸의 질녀인 루시도 같이 왔다. 하지만, 그날 급한 연락을 받고 브랜든 대령이 런던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피크닉은 가지 못하게 된다.

 

 

 

 

루시는 엘리너를 몹시 만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그녀는 엘리너가 좋아하는 에드우드와 약혼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엘리너가 에드우드와 친하게 지냈다는 소식을 듣고, 몇 년 전 자신이 에드우드와 약혼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루시와 에드우드가 약혼한 사이란 것을 알고 엘리너는 심하게 상심한다. 엘리너는 에드워드를 만나고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그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던 참이다. 그런데 그가 루시와 약혼한 사이라니, 정말 세상에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 하지만, 자신은 에드워드와 미래를 약속한 사이도 아니고, 실은 에드워드가 고백한 사실도 없다. 그냥 그녀는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미래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저래 피크닉은 물 건너가고 제닝스부인은 런던의 자기 집으로 가서 기분전환을 하자고 엘리너와 마리앤을 초대한다. 루시도 런던에 가고 싶다고 해서 그녀들은 같이 마차를 탔다. 루시를 보는 엘리너는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가 루시의 약혼자라니.... 그리고 루시는 은근히 한 남자의 사랑을 쟁취한 모습으로 엘리너를 속상하게 했다.

 

그들이 런던에 도착해서 으리으리한 제닝스의 저택에 머물며 지내는데, 어느 파티에 초대를 받는다. 거기서 루시는 에드워드의 동생 로버트를 만나 같이 춤을 춘다. 마리앤은 윌러비를 만나고 싶어서 두 번이나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 그런데 멀리 윌러비가 보인다. 마리앤은 윌러비에게 달려가 안기고 싶은데, 윌러비는 거리를 두는 인사뿐이다. 마리앤은 무척 당황하고 마음이 쓰리다. 그를 그토록 사랑해서 기댜렸는데, 그는 그녀와 거리를 둔다.

 

알고 보니, 윌러비는 방탕한 남자였다. 브랜든 대령은 윌러비의 본모습을 알았기에 늘 마리앤을 걱정했다. 자신의 마음속엔 마리앤이 있지만, 마리앤에게는 윌러비가 있기에 속만 태우고 있었다.

 

브랜든 대령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그는 젊어서 한 여자를 사랑했는데 그의 부모가 가난한 여자라고 결혼을 반대해서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 그 이후, 여자는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를 애를 낳고 죽었다. 그래서 그는 그 아이를 딸처럼 돌보는데, 그 아이마저도 몇 달 전에 소식도 없이 나가버린 것이다. 피크닉 때, 브랜든 대령이 급히 런던으로 떠난 것은 그 아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 아이도 임신을 했는데, 그 아이의 아버지가 윌러비였던 것이다. 그래서 브랜든 대령은 윌러비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마리앤이 윌러비와 결혼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한편, 윌러비의 방탕한 품행이 드러나 친척의 유산을 받지 못하게 되고 그는 경제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사연으로 브랜든 대령은 마리앤이 윌러비와 결혼할까 봐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윌러비는 자신이 빈털터리가 되자 5만 파운드를 가지고 있는 부유한 여자와 결혼을 했다.

 

윌러비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마리앤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녀는 비가 오는 날 언덕으로 올라가 마치 환영을 보듯 윌러비를 생각하며 쓰러진다. 브랜든 대령이 그녀를 찾아서 데려오지만,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의사를 부르니, 그녀가 전염병에 걸려 아마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전한다.

 

엘리너는 사랑하는 동생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죽기 전에 어머니를 부르기로 하고 브랜든 대령에게 어머니를 모셔다 줄 것을 요청한다. 긴 고통의 밤을 지나고 마리앤은 깨어난다. 어머니가 도착하고 그들은 마리앤이 사랑의 열병에서 회복된 것을 기뻐한다.

 

엘리너와 마리앤, 두 자매는 똑같이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배신을 당했다. 엘리너는 이성이 강한 여자로 자신의 사랑을 제대로 고백도 못해보았고, 감성이 강한 마리앤은 솔직한 모습을 다 보였지만, 쓰라린 배신만을 당했다.

 

집으로 돌아와 그들은 여전히 일상을 사는데, 어느 날 데이비드가 찾아온다. 엘리너는 데이비드가 루시와 결혼하여 교구 목사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엘리너에게 자신은 결혼을 안 했다고 말한다. 그럼 누가 루시와 결혼을 했단 말인가? 루시와 결혼한 사람은 자신의 동생 로버트라고, 런던의 파티에서 그들은 사랑에 빠지고, 루시는 에드워드와의 약혼을 파하고 그의 동생 로버트와 결혼한 것이다. 다른 나라 이야기이지만, 좀 이해가 안 된다. 약혼할 사람과 파혼하고, 그 동생과 결혼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아무튼, 엘리너는 에드워드가 결혼을 안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다. 그녀는 아직 에드워드를 잊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에드워드도 루시와 오래전 약혼은 했지만 그 사랑은 식었고, 엘리너를 사랑했기에 루시가 동생과 결혼하는 것을 허용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거칠 것이 없이 결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마리앤은 끝까지 친절하고 자기에게 잘해준 브랜든 대령에게 마음이 끌렸다. 브랜든 대령은 자신의 나이가 마리앤을 맞이하기엔 너무 많다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리앤은 윌러비의 거짓사랑에 교훈을 얻어, 차라리 진실된 브랜든 대령이 더 낫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리앤과 브랜든 대령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되고, 마침내 엘리너와 마리앤 두 자매는 안정적인 삶을 얻었다.

 

 

사랑하는 두 연인
사랑하는 두 연인

 

 

결혼만이 살길이다. 조선시대 같은 영국 1800년대 여성들의 사랑이야기

 

이 이야기는 성격이 다른 두 자매의 사랑이야기다. 언니 엘리너는 이성이 발달한 지적이고 사려 깊은 여성이고, 둘재 마리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발랄한 여성이다. 상반된 두 사람의 성격은 연애를 하는 것에 극명하게 나타나는데, 언니는 자신의 감정을 마음 깊이 감추고 잘 드러내지 않고, 동생은 온몸으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다.

 

언니의 우유부단하고 조심성 있는 태도가 동생은 맘에 안 들었다. 언니가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 않아서 남자가 떠난 것처럼 동생은 말한다. 언니는 동생의 적극적인 표현들이 동생의 앞날을 망칠까 걱정한다.

 

두 사람이 상반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두 자매는 똑같이 사랑과 실연을 경험한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사람의 일은 알 수 없다. 운명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 사람에 대해 모르고 감정을 키우는 것이다.

 

엘리너와 마리앤, 정말 결혼만이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인 시대를 살고 있다. 동양의 아들 선호사상이 영국에도 있었다. 아들이 있는 집안에서는 아들에게 유산이 전부 상속되는 시대였다. 아무리 딸이 이뻐도 나라의 법이 그렇기 때문에, 딸들은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고 결혼을 해야 한다.

 

귀족은 아니더라도 중류계층의 여자들의 경제활동이 전무한 시대에 여자가 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남편을 잘 만나는 것이다. 대시우드가의 혼기가 찬 두 여자는 좋은 신랑감을 만나야 된다. 재산도 있고 성품도 좋은 남자를 만나야 그녀들의 삶이 보장되니까 말이다.

 

다행히도 그녀들은 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났고, 돈은 없지만 외모도 남자들이 좋아할 만큼 예쁘다. 교양도 웬만큼 갖춰져 있고 예쁜 그녀들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런 시대를 살면서 남편감을 찾아 연애를 하고 남자가 프러포즈하길 기다리는 것이 그녀들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자신의 삶을 자주적으로 살 수 없어서 남자의 위치나 재력이 중요한 시절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해 오다가, 요 근래는 결혼이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으로 바뀌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그런 시대에 살지 않아서 말이다.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의지하고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자의 사랑이 끝까지 신의를 지키면 좋겠지만, 사람의 감정은 변하기 쉽기에 어쩌면 감정보다는 재력을 보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마리앤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부자 브랜든 대령을 선택했다. 엘리너는 부드럽고 친절한 성품을 가진 에드워드를 선택했다.  그들이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했지만, 그 이후로 그 사랑이 얼마나 오래갔는지는 모른다. 대부분의 연애소설은 결혼으로 막을 내린다. 연애가 끝나고 결혼을 하면 그때부터는 진짜 삶이 시작될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랑과 결혼은 아주 중요하다. 지성이 우세하든 감성이 우세하든 각자의 운명대로 사랑을 만나 인생을 사는 이야기다.

 

제인 오스틴의 센스 앤 센서빌러티를 통해 오래전 영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엿보게되어 좋았다. 정말 제인 오스틴은 20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작가라는 게 실감 난다.  다음엔 그녀의 유명한 작품 오만과 편견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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