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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카프카의 변신 줄거리와 소감

건강한 하늘시내 2023. 1. 9. 13:27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은 카프카가 하룻밤 동안 썼다고 한다. 정말 대단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이 곤충으로 변하면서 벌어지는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오늘은 카프카의 변신이 어떤 이야기인지 줄거리와 읽고 느낀 소감을 써보겠다.

 

카프카의 변신 줄거리

 

그레고르는 외판원으로 아버지의 사업이 망한 후 실질적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 그는 매일 기차를 타고 외판원으로 고된 일을 하며 성실하게 집안의 경제를 이끌었다. 하지만, 어느 날 이른 아침잠에서 깨어보니 자신의 등이 딱딱하고 다리는 여러 개가 달려있는 곤충이 되어 있었다.

 

 

다리가여러개인곤충
다리가 여러개 달린 곤충

 

그레고르는 아마도 아직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육중한 몸에 여러개의 다리가 달린 징그러운 모습이다. 그가 기차시간이 되었는데도 일어나지 않자, 집안 식구들은 그를 깨우려고 한다. 그가 일을 나가야 그들이 살기 때문이다.

 

빨리 일어나서 출근을 하라고 아버지와 엄마, 누이동생 그레체가 큰 소리로 말한다. 그는 알았다고 말하지만, 밖에 있는 식구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하는 눈치다. 그는 늘 여행지에서 문을 잠그고 자는 습관으로 어젯밤도 방문을 잠그고 잤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레고르를 깨우러 방에 들어오려고 해도 방문을 열 수 없다.

 

그레고르는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런 자신의 몸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못하다. 급기야 출근을 안 하자 회사 지배인까지 찾아와서 그에게 서두르라고 말한다. 그는 여러 변명을 하면서 안간힘을 써서 출입문까지 가게 되고, 있는 힘을 다해 문을 열게 된다.

 

문이 열리자, 커다란 곤충의 모습인 그레고리를 본 지배인은 놀라서 달아나고, 어머니는 실신을 하고, 아버지는 지팡이를 휘둘러서 방안으로 그레고리를 들어가게 한다. 이제 그는 방안에 갇혔다.

 

누이동생 그레체는 오빠가 불쌍해서 음식을 가져다준다. 곤충이 뭘 좋아할지 몰라 이것저것 가져와 바닥에 늘어놓는다. 그렇게 맛있던 우유는 하나도 맛이 없고, 그나마 치즈가 먹을 만하다. 입맛도 곤충의 입맛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그는 방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방 안에 갇혀서 지내게 된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머니, 아버지, 누이동생은 눈물의 세월이다. 멀쩡하던 아들이, 사랑하는 오빠가 하루아침에 저렇게 변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아버지는 사업이 망하자 집에서 쉬더니 점점 일하기가 싫어지고 몸만 불어났다. 어머니는 원래 하녀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일을 해본 적이 없다. 17살 여동생은 기껏해야 자기몸이나 치장하고, 가끔 집안일을 거드는 철없는 아가씨다.

 

그레그르는 자신이 빨리 정상이 되어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을 나오고 군대에서 장교까지 한 그레고르는 외판원의 일을 곧잘 했다. 그래서 풍성히 가져오는 수입으로 그동안 집안식구들은 잘 살 수 있었다. 이렇게 며칠씩 일을 안 나가면, 수입이 끊겨서 아버지의 빚도 갚을 수 없고 난감한 상황이 될 게 뻔하다. 

 

그레고르는 빨리 돈을 벌어 아버지 빚을 갚고, 누이동생을 음악학교에 보내고 싶어했다. 그레체가 바이올린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었기에, 오빠로서 누이를 잘 돌보고 싶었다. 이런 꿈을 꾸며 열심히 일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절망적인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그레고르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려고 하지만, 그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너무 답답해서 방을 나와 거실에 있을 때, 어머니와 누이는 기겁을 하고, 그 모습에 아버지는 사과를 던지기 시작한다. 첫 번째 사과는 빗나갔는데, 두 번째 사과는 그레고르의 등에 박혀서 상처를 내었다. 

 

그레고르는  상처에 고름이 차고 점점 고통으로 힘이들게 된다. 육중한 곤충의 몸으로 어디도 가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 고통을 견디며 살아간다. 음식도 흥미가 없어서 점점 마르고 힘이 없어진다.

 

그레고르가 곤충이 되어 수입이 없자, 아버지는 일을 구하고, 어머니는 바느질감을 가져와 집에서 일을 하고, 누이는 상점에 출근을 한다. 그리고 상주하는 하녀를 내보내고 시간제로 쓰는 파출부를 쓰고, 방을 하나 세를 주었다.

 

어느 날 저녁, 누이가 구석에서 바이올린을 켜자 세명의 하숙생이 거실에 나와 음악을 연주하라고 한다. 누이는 자랑스럽게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데, 방에 있던 그레고르는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답고 듣기좋아 방 밖으로 나온다. 아름다운 누이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레고르의 모습을 본 하숙생은 너무 놀라 하숙을 그만둔다고 하고, 온 식구는 놀라서 그레고르가 방으로 들어가기만 바란다. 다시 방으로 들어온 그레고르는 이제 죽어야겠다고 결심한다. 힘이 점점 빠지고 마지막 희미한 숨을 쉬다가 그레고르는 그날 밤 죽는다.

 

아침에 그레고르가 죽은 모습을 본 파출부는 이 소식을 식구들에게 알리고, 식구들은 안도의 숨을 쉰다. 그리고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가기로 한다.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차를 타고 가면서 쏟아지는 햇볕을 맞으며, 앞날에 대해 의논한다. 집을 팔아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한다면 빚을 청산하고 그럭저럭 살 수 있단다. 그리고 젊고 싱그러운 딸을 시집보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레고르의 죽음으로 그 집은 다시 소망이 생긴다.

 

 

변신을 읽고 가족에 대해 생각하다

 

변신은 한 인간이 곤충으로 변하고 벌어지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레고르는 예기치않는 일로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된다. 사람이 곤충으로 변한다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카프카는 극단적인 이야기로 사람노릇을 못하는 인간의 최후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준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수많은 그레고르가 있다. 가족을 부양하고 소박한 꿈을 꾸면서 성실히 살다가 예기치 않게 다시는 삶을 살 수 없는 지경이 되는 사람들 말이다. 

 

아마 그들은 삶의 무게에 견디지 못해서 병이 났거나, 우울증에 걸려 방구석에서 나오지 못할 수 있다. 아니면, 예기치못한 사고를 당해 심하게 다쳐서 더 이상 일터에 못 가게 되었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젠 예전의 일들을 수행하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그럴 때, 그들은 처음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절망한다. 그리고 서서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픈 소망을 가지고 기를 쓴다.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고 이리저리 해본다. 하지만, 그들은 이젠 인간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런 그레고르를 보면서 가족들은 실망하고 절망하고 측은해한다. 처음엔 그가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정성을 쏟기도 한다. 누이동생 그레체 처럼 오빠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라면서 돌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레고르가 회복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면 살길을 찾아 나선다. 아들에게 가장의 역할을 넘기고 그동안 일을 안하던 아버지도 일자리를 구하고, 집안 일도 하녀에게 맡겼던 어머니도 일감을 가져와 집에서 일한다. 철없던 누이동생 마저 일자리를 구해서 출근하게 된다.

 

사람은 죽게되면 살려고 애쓴다. 그들은 그레고르가 저지경이 되자 각자 삶의 전선으로 나가고, 지출을 줄이고자 하녀를 내보내고, 하숙까지 들인다. 이렇게  일할 수 있으면서 모든 짐을 그레고르에게 지웠다. 아들은 그래도 일을 잘해서 한 때 편안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런 아들은 없다. 이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집안의 모든 일을 그레고르에게 지우지 않았더라면, 그가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 기차를 타고 외판원의 일을 하면서 그의 삶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일을 하다가 그레고르가 저지경이 되자, 가족들은 그가 빨리 없어지기를 소망한다.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저 쓸모없고 혐오스러운 그레고르가 없어지기만 은근히 바란다. 그레고르는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죽음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죽는다.

 

가족이라도 쓸모없다고 생각하면 그가 사라지기를 바란다. 인간의 심리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소설을 보면서 좀 안타까웠다. 그레고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어느 누구도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사람과 곤충의 설정이지만, 그래도 그에게 가까이 가서 연민의 눈으로 바라봐주고 그를 돌봐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모두들 그를 징그럽고 혐오스럽게만 바라보았지, 그동안 그가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사람으로  봐주지 않았다.

 

어차피 그는 오래 못 살 운명이었을 텐데.... 그를 좀 더 다정히 대해줬다면, 그의 마지막이 그래도 좀 나았을 텐데, 그저 쓰레기를 치우듯 그가 빨리 사라지기만 기다리는 그들이 좀 야속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는 게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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