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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아플 때마다 글을 썼다/정나무

건강한 하늘시내 2022. 9. 13. 16:13

정나무님의 글쓰기


7년간 아팠다. 가장 빛나야 할 시기에 고통과 싸웠다. 26세에서 33세까지. 고통과 싸우면서 글쓰기와 만나고 그 과정에서 치유되는 이야기다.



정나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청년의 시기를 병과 함께 살았다. 병을 고치려고 애를 쓰면서 좌절하고, 절망하며,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는다. 몸이 병든 줄 알았는데, 마음이 병의 근원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쓰기 시작했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있는 오래된 찌꺼기를 마주했다. 어릴 적 겪은 나쁜 경험으로 그의 마음 문이 닫혔다. 자신을 부정적인 인간으로 보았다. 쓸모없고, 용기 없고, 잘 나지 못해서 속상해하고, 자신을 포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운 모습을 보았다.


그런 모습과 마주할 때, 몸이 아픈 것보다 더 아프다.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시간들.... 고통받았던 아이와 만나는 순간들.... 나의 진정한 모습과 마주할 때 당황스럽고 아프다. 그래서 고통스럽게 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글로 적어본다. 글로 적다 보면, 더 확실해진다. 자기의 못난 모습, 측은한 모습... 연민이 생긴다. 비로소 자기를 받아들인다.

숨이 쉬어지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여러 스승들의 가르침을 내 것으로 받아들인다. 작가가 젊은 시절을 아픔으로 보내면서 비로소 마주한 자신의 본모습을 인정하고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모습이 좋다. 몸이 아팠던 것이 그에게 인생의 낭비가 아니었다. 진정한 나를 찾아서 다시 자신을 세우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걷고 있는 여자



몸이 아픈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다. 병이 든다는 것이 예전엔 단지 몸을 돌보지 않아서 생긴 결과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몸이 아픈 것은 마음이 아픈 것이었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기 시작한다. 마음이 병들면, 몸으로 마음의 병을 발현시킨다. 병든 사람들을 살펴봐라. 자세히 보면, 그들의 인생살이에 마음이 아파서 생긴 결과이다.

 

아플 때마다 글을 쓰다


작가가 오랫동안 몸의 아픔으로 고생하다가, 자신의 마음에 주목하고 비로소 마음을 치유하면서 몸도 나아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몸만 고친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병을 고쳐야 몸이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이것을 깨우치게 해 주었다.

나 또한 위장장애로 몹시 고통을 받고 있다. 이 위장장애는 나의 몸에만 국한해서 병든 것이 아니다. 나의 마음이 건강하지 못해서 이 병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 과다, 지나친 염려, 근심, 불안증.... 이런 것들이 쌓여서 나에게는 위장장애라는 병이 왔다. 마음을 편하게 해야 나의 위가 편해지는 것이다.


작가는 아플 때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낡은 노트북을 켜고 자신의 마음을 마음껏 쏟아냈다. 어릴 적 속상했던 일, 화났던 일, 어이없이 당한 일, 이리저리 상처받은 사건들.... 그리고 그를 힘들게 한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원망, 욕.... 모든 것을 쓰고 또 썼다. 이렇게 그의 속마음을 쓰면서 그는 조금씩 그를 얽어매던 것에서 자유함을 느꼈다. 조금씩 그의 마음이 치유되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속으로 삭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 특유의 화병이 생긴 것이다. 화병은 속으로 참고 참아서 생기는 병증이다. 이런 화병이 있는 사람들이 쓰기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자기의 노트에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 풍선처럼 부풀었던 미움과 속상함이 좀 빠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만큼의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


이 책은 작가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세하게 써주셔서 한 인간의 고통과 갈등을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가 글쓰기를 통해서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보면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글도 잘 쓰시고 솔직하셔서 읽는 내내 공감하며 읽었다.

 

작가님의 인생에 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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