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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오은영의 화해/자녀와 화해하려면?

건강한 하늘시내 2022. 9. 29. 14:12

오은영의 화해/자녀와 화해하려면?


오은영의 화해는 자녀와 화해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우리는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받는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처 주는 부모가 된다.

자녀가 자라면 자기 목소리를 낸다. 어릴 적에는 그냥 그럭저럭 지내다가 성인이 되면 부모에게 대든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힘이 생긴 것이다. 자녀가 컸다는 것이다.

자라면서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야기를 뼈를 때리며 아프게 한다. 나는 상처받았다고, 나는 힘들었다고, 나는 그래서 지금 불행하다고, 속상하다고... 말한다.

 

 

부모의 억울함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는 억울하다. 아니, 내가 지를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지들을 얼마나 사랑했는데,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지들을 뒷바라지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까? 정말 속상하다. 나도 잘하려고 했는데,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랬는데, 내 인생도 힘들어서 그랬는데, 이해해주면 안 될까...?

아무리 자녀에게 변명하고 설명해도 자녀는 상처받은 것만 속상하다. 왜 내게 그렇게 했어요? 왜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어요? 왜 내게 화를 내고 소리를 쳤어요? 그때의 기억이 나를 힘들게 해요. 나는 힘들어요.....

그나마 이렇게 말이라도 하는 자녀는 괜찮은 편이다. 부모에게 자기의 아픈 속마음을 꺼내놓지 못하는 많은 자녀들이 있다. 부모에게 말해봤자 아무 이해나 사과를 받지 못하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괜히 꺼내봤자 또 야단만 맞고 배은망덕한 자식으로 돼버리니까 그들은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기만 한다. 그러다가 우울증을 앓고 어떤 아이는 몸이 병들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존재인가?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 대하는 어른은 부모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신과 같은 존재다. 아이들은 부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들이 자기를 보호해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모든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자라면서 부모는 생각만큼 자녀를 보호해주지 않고, 심지어 자녀를 두렵게 한다.

부모는 아이들을 기분에 따라서 대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는 잘 대해줬다가 자기가 기분이 나쁘면 마구 소리를 지른다. 조금만 말을 안 들어도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다. 아이들은 어리둥절해지고 혼란스럽다. 더욱이 어떤 부모는 아이들을 때리기도 한다. 부부끼리 싸우고 상대 배우자를 때린다. 나의 전적인 지지자가 한 명은 때리고, 한 명은 맞는다. 아이들은 멘붕에 빠지게 된다.

이런 가정에서 자녀는 아주 많이 상처를 받는다. 이 상처는 어른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킨다. 어른은 폭력적인 두려운 사람들이거나 폭력을 당해도 되는 나약한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그들이 크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조금만 강압적인 어른을 보면 괜히 어려워 보이고 피하고 싶어 진다. 그것도 부모 나이쯤 되는 어른들은 정말 상대하고 싶지 않게 된다.

완벽한 부모는 없다. 사람은 모두 한계가 있고, 그런 부족한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서 양육한다. 그러니 어떤 아이도 상처 없이 크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고 자식들에게 이런 변명을 해봐야 소용없다. 아이들은 이미 상처를 받았으니까 말이다. 그들이 부모의 나이쯤 되면 조금 이해할 부분이 있겠으나 상처는 상처일 뿐이다.

이런 미성숙한 사람이 부모가 되고, 아이는 그 아래서 양육을 받으며 수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너무 잘해주면 잘해줘서 미진한 부분이 생기고, 너무 못해주면 너무 많은 결핍이 생겨서 자존감을 갖추지 못한다.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오은영의 화해를 읽어보면 수많은 사연이 나온다.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어떻게 이런 부모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나 자신도 그런 부모들 중의 하나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부모이니까 말이다.

 

 

아이들과 화해

 


아이들이 커서 독립을 하고 잘 지내는 듯싶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이들이 울었다. 아이들이 지난날 우리 때문에 받은 상처가 억울하다고 말한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나 또한 기가 막혔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키웠고 그럭저럭 잘 자라서 다행이다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이들은 지난날의 상처를 잊지 않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참으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배신감도 들었다.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우는 것을 볼 때에 우린 분명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애쓴 것도 있는데 너무한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은영의 화해는 이런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분명 우리는 억울하지만 아이는 상처를 받았다. 아이가 어떤 상처를 어떻게 받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여러 부모의 사례를 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면이 있었겠구나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부모의 소망



아이들과 정답게 놀던 때가 그립다. 지금 아이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용기 내어서 우리 부부에게 말하고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 사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여러 번 사과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우리를 이해해주고 용서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이 울면 부모의 눈에는 피눈물이 나온다. 그것도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가 불행하다면 정말이지 죽고 싶을 만큼 속상하고 서글퍼진다. 우리는 아이들이 다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예전처럼 다가가고 사랑을 나누고 싶다.

남편과 같이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가 잘못하는 여러 가지를 보았다. 우리도 여느 부모처럼 잘못한 부분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상처받는지 알게 되었다. 만약 상처받은 아이들과 화해하고 싶다면 오은영의 화해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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