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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의 일기는 어린 소년의 일기이다

이수의 일기
책 - 이수의 일기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빌려온 책이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바람이 선선하니 좋아서 아파트 벤치에 앉아서 읽었다. 이 책은 전이수 작가가 쓴 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는  2008년 생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쓴 것이니, 10세에서 13세 까지 쓴 일기이다.

 

이수는 영재 발굴단에 출연했다고 하는데, 난 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아 잘 모른다. 그냥 이 일기만 읽었을 뿐이다. 며칠 전 안네의 일기를 읽어서 우리나라 어린 소년이 쓴 일기도 궁금했다.

 

이수의 일기를 보면, 4명의 형제들과 함께 사는 모습이다. 이수, 우태, 유정, 유담 이렇게 4명의 형제 중 맏이다. 엄마, 아빠와 6 식구가 사는 셈이다. 이수는 여느 아이들처럼 학교를 다니지 않고 스스로 터득하며 배운다. 일기 곳곳에 그가 사는 삶이 나와 있는데, 정말 놀랍다.

 

그의 일기는 하루에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마음인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았으면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과 사물을 관찰하고 어떻게 행복하게 살지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썼다. 10대 초반의 소년이 정말 삶이 진지하고 반듯하다. 

 

자기 안의 여러 감정들에 생각하고 그 감정을 다스리려고 애쓴다. 기쁨, 즐거움, 행복도 있지만, 분노, 속상함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대해 내가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으로 불행하게 살지 않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해 나름의 성찰을 한다.

 

'화'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자신이 이 감정에 왜 이렇게 힘들고, 자주 지게 되는지 생각한다. 화가 날 때, 모든 좋은 감정은 다 가버리고 오로지 화에 휩싸이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고. 나는 이 나이 때, 화가 나면 화가 나서 기분이 나쁘다.... 이렇게 생각하고 더 이상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수는 이런 화에 대한 감정을 들여다보고 어떻게 하면 이 화를 조절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

 

나도 아이들을 키웠지만, 이렇게 어린 나이에도 여러가지를 생각하는 것이 놀랍고 그리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생각이 좋았다. 학교에 대한 생각도 주관이 있어서, 자신은 학교에서 경쟁하며 배우고 싶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리고 어디서나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분명, 이수의 부모의 영향이 클 것이다. 대부분은 학교는 꼭 가야되고, 공교육을 안 받으면 사회의 낙오자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수는 학교를 다니지 않지만, 그가 쓴 책만 해도 5권은 넘는다. 그리고 그림을 그려서 제주시 갤러리를 통해 여러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전이수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다.

 

그는 벌써 나를 넘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었다. 글을 쓰는 작가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이 사회의 낙오자가 아니라,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참으로 대단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의 교육을 다 받고, 서서히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데, 이수는 어린 나이에 자기의 길을 찾아 당당히 걸어가고 있다. 이 부분이 너무 대단하다. 그의 부모가 정말 깨어있는 사람이다. 편견에 갇혀있는 사람이 아니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의 철학대로 아이들을 교육하고 이끄는 부분이 참으로 놀랍다. 

 

나는 나의 자녀들을 이 사회의 틀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가르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의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하지 않고 그냥 키웠던 것 같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수의 부모님처럼 우리 아이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사랑의 눈으로 그들의 앞날에 대해 고민했을텐데.... 아쉽다.

 

부모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이수의 일기는 어린 나이에  너무 맑고, 바른 마음, 삶에 대한 여러 자세.... 이런 것들이 있지만, 나는 이수의 일기를 통해 그의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수의 부모님이 얼마나 애정으로 4남매를 돌보는지 알게 되고, 아이들의 재능을 살려주려고 하고, 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애쓰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부모들이 있어서 좋다. 이런 책이 있어서 좋다. 지금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이 어리다면 읽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떻게 아이들을 키워야 할지 많은 지혜를 준다. 

 

전이수를 검색해보니, 지금은 15세의 어엿한 작가로 나와있다. 그의 인생이 궁금하다. 얼마나 더 큰 사람이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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