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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펭귄의 허들링은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이다.
어제 교회주보에 목사님께서 쓰신 신앙에세이를 들려드릴게요. <아름다운 공동체>라는 제목으로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 이야기입니다.
남극은 아시다시피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입니다. 그곳에 황제펭귄이 살고 있어요. 추위는 얼마나 혹독한지 보통 영하 50도 정도인데, 35도에서 70도 사이라고 합니다. 또한 강풍에 눈보라까지 친답니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황제펭귄은 서로서로 붙어서 온기를 나누는 허들링 Huddling을 한다고 합니다.
황제펭귄의 허들링은 둥그렇게 서로 몸을 기대어 온기를 나누다가, 안쪽의 펭귄이 맨 바깥쪽으로 나가고 바깥의 펭귄이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반복한답니다. 이러한 허들링을 통해서 서로 따뜻함을 나누고, 어느 한 펭귄이 계속 바깥에 있어서 얼어 죽는 것을 막는 답니다.
만약 펭귄이 혼자 살겠다고 따로 떨어져 나와 있으면 얼마 가지 않아 얼어 죽었을 겁니다. 서로 온기를 나누고 추운 바깥을 누군가 혼자 지키지 않고 서로 돌아가면서 감당하므로 그들은 서로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지키는 펭귄의 공동체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요즘 며칠에 한 번 꼴로 나오는 가족자살사건을 보면 정말 안타깝습니다. 경제적 압박에 못 이겨 부모가 자녀까지 죽이고 자신도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경제대국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다.
거리를 다녀도, TV를 틀어도 온갖 화려하고 부유해 보이는 이 사회에서 돈이 없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나다니.... 만물의 영장이라는, 너무 귀한 생명이 그렇게 가다니,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게 돈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말입니다.
어릴 적부터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사회는 서로 돕는 방법을 잊어가는 듯합니다. 만약 황제펭귄이 자기만 따뜻하게 살겠다고 고집하면 아마 힘없는 펭귄은 맨 바깥쪽으로 밀려나가 다 죽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차츰 안쪽의 펭귄도 바깥이 되어버려 그들도 죽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바깥 추위를 서로서로 나눠서 감당했습니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 하나도 낙오되지 않고 추위를 견디며 함께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옛날엔 서로 돕는 두레, 계, 부조 이런 풍습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누가 돈을 더 많이 가지나 하면서 경쟁만 하는 것 같습니다. 돈 많은 사람만 알아주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아기 펭귄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들의 허들링 하는 모습을 보며 자랍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 추위를 견디는 허들링이 당연한 것입니다. 서로 돕는 것이 당연해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도 이제는 잘살게 되었으니, 아이 때부터 경쟁시키지 말고 서로 돕는 것이 당연한 경쟁 없는 교육이 되길 바랍니다. 경쟁없는 교육,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도 친구를 사랑하고 서로서로 돕는 경험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늘 시험을 통해 친구들을 이겨야 하는 아이들은 커서도 타인을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깁니다. 그러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늘 경쟁하면서 불행합니다.
황제펭귄처럼 우리도 같이 살 수는 없을까요? 목사님의 신앙에세이를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했습니다. 동물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입니다. 허들링, 서로 온기를 나누는 일. 오늘 우리도 허들링이 필요합니다.
황제펭귄은 키가 100-130cm에 몸무게는 약 20-40kg 정도로 펭귄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황제펭귄 Emperor Penguin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멀리서 보면 꼭 작은 사람 같습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두 발로 걷는 모습이 아이들이 걷는 모습 같습니다. 이 펭귄이 제일 춥다는 남극에서 번식하며 생존하는 유일한 펭귄이라고 합니다. 바로 허들링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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