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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9세)은 이순원 작가의 장편소설인데, 작가 자신의 성장기를 회상하는 성장소설이다. 강원도 두메산골 13세 소년이 19세까지 성장하는 과정을 쓴 소설이다. 소설 (19세)의 줄거리와 소감에 대해 써보겠다.

 

19세 줄거리

 

주인공 정수는 강원도 산골에서 이제 13살이 되었다.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시골집, 부모님은 농사를 지신다. 형은 꽤 나이차가 나고 근동에서 공부 잘하기로 유명한 수재다. 

 

정수는 중학교에 들어가자 몸의 주요부분에 털이 난 것을 보고 놀란다. 생각에는 어른이 되어야 나는 털이 벌써 났다고 생각해서 매일 고민이다. 반에 몇 년 꿀다가 온 승태가 있다. 빵을 사주겠다는 빌미로 승태를 불러내 빵집에서 그의 고민을 물어본다. 승태에게 자신의 털이 자연스러운 것이란 답을 듣고 안심한다. 승태는 정수가 맘에 들어 친구가 된다.

 

정수는 3살이나 더 많은 승태랑 친하게 지낸다. 승태네는 간장공장을 하는 부잣집이다. 하지만, 공부머리가 없는 승태는 겨우겨우 중학교에 들어왔다. 아버지가 힘쓴 덕택으로 중학교 입학이 된 것이다. 

 

승태는 산악자전거가 갖고 싶지만, 아버지가 시험을 잘 보면 사주겠다고 한다. 거의 꼴찌를 하는 승태는 공부 잘하는 정수에게 자기 공부를 도와달라고 한다. 승태아버지는 정수네로 설탕 두포대와 담배를 가지고 와서 정수가 아들을 가르치게 허락해 달라고 한다.

 

정수는 승태의 집에서 일주일을 함께하며 승태공부를 도와준다. 머리 나쁜 승태를 이해시키기 위해 열심히 승태를 가르친다. 원래, 공부란 남을 가르치면 더 잘되는 법이다. 그래서 정수는 이번 시험에 전교 1등을 하고, 승태는 반에서 중간 이상을 하게 된다. 당연히 산악자전거를 승태는 갖게 되고, 정수에게도 자전거를 사주지만, 한사코 정수 아버지의 사양으로 자전거는 받지 않는다.

 

정수는 저 산너머에 뭐가 있을지 궁금하다. 세계사에서 배우는 먼나라가 아니라, 바로 저 산너머 마을과 세상이 궁금할 뿐이다. 

 

어느 날, 승태와 버스를 타고 멀리 가본다. 그곳에서 빨간집을 보고 반한다. 나도 커서 저런 집에서 예쁜 아내와 살아야지....

 

승태네 집에 자주 놀러가는 정수는 승태의 누나 승희에게 반한다. 승희 또한 공부를 못해서 지역 대학에 청강생으로 다니고 있다.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있는 승희누나가 늘 궁금하다.

 

정수는 이제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는데, 인문계 고등학교는 죽어도 가고싶지 않다. 사실, 정수의 형이 전국적인 수재이고 서울대를 갔기 때문에 정수도 공부를 꽤 하는 편이다. 하지만, 정수는 형은 공부로 출세하고, 자신은 공부 외의 길로 성공하길 바란다.

 

정수는 농사가 짓고 싶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농사를 지었으면 좋겠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허락하지 않을 거 같아서 상고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상고를 나와 한국은행 같은 곳에 취직하면 돈을 많이 벌 것이고, 그것으로 땅을 사서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정수의 학교선생님도 부모님도 정수의 상고진학을 반대한다. 세상물정 모르기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린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정수는 절대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서 공부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그런 공부는 형으로 족하다. 자신은 다른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다.

 

부모를 설득해 상고를 간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다른 과목은 잘 할 수 있으나 주산이 문제였다. 정수는 원래 왼손잡이인데, 겨우 쓰기만 오른손으로 쓰고 있다. 주판을 하려고 아무리 연습해도 왼손도 오른손도 젬병이다. 손이 제대로 주판에 따라주지 않는다. 제일 중요한 주산을 못한다면 한국은행은커녕, 지방은행도 못 들어가고 돈도 벌 수 없다.

 

이렇게 되자, 정수는 절망이다. 이런 공부라면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정수는  아버지에게 상고를 자퇴하고 농사를 짓겠다고 한다. 아버지는 그러면 다시 인문계를 가라고 설득한다. 마침 군대 간 형도 휴가 중이라 정수를 설득하며 손찌검까지 한다.

 

자신의 뜻을 보여주기 위해 정수는 책가방과 교복을 불로 태운다. 그리고 가출을 해서 열흘동안 여관방 연탄가는 일을 한다. 아버지가 찾아와 정수는 다시 집에 들어가고, 아버지의 허락을 얻어 농사를 짓기로 한다. 아버지는  학교를 가지 않으니 대신, 책은 읽어야 된다고, 사람이 무식하면 안 된다고 아들과 약속한다.

 

대관령에 7000평 땅을 얻어, 5000평은 배추를 심고, 2000평은 감자를 심는다. 처음 농사에 실패하면 안된다는 일념으로 온갖 머리를 쓰고, 어깨가 짓무르도록 물지게를 나르고, 하늘도 도와주어 첫해 농사에 성공한다. 

 

처음 큰 돈을 벌어 부모님께 갖다 드리고, 오토바이도 한대 뽑아 신나게 다닌다. 대관령 사람들은 이제 정수를 더 이상 어린아이로 보지 않는다. 당당한 농부이고, 어른이다. 

 

이렇게 다음 해도 농사를 짓는다. 그러저럭 농사를 짓는다. 돈도 있고, 오토바이도 있어서 술도 마시고, 어른들의 세계에 살고 있지만, 어쩐지 마음 한편이 쓸쓸하다. 아버지가 주신 책도 열심히 읽으며 다시 깨닫는다.

 

또래의 아이들이 하지 않는 경험을 하고 있지만, 나는 또래의 모든 아이들이 하는 경험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지금껏 어른 노릇을 한 것이 아니라, 어른 놀이를 하는 것 같다.... 이런 것은 진정한 어른이 된 후에 해도 되는 것이다. 지금의 나이에 해야 할 것을 지금 하지 못하면, 영영 못하고 말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정수는 오토바이를 팔고, 다시 집으로 들어간다. 고등학교를 다시 가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린다. 이렇게 정수의 19세가 지나간다.

 

19세 표지
이순원 장편소설 19세 책표지

 

소설(19세)를 읽고

 

이순원 작가의 자전적 소설 (19세)는 누구나 사춘기를 겪으면서 벌어지는 신체적, 정신적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정수가 자신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실천하는 부분이 놀라웠다. 좀 생각이 진취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나의 청소년기를 생각하면 부모님께 그렇게 반항하지 않고 그냥저냥 살았던 것 같다. 정수는 공부가 하기 싫다고 고등학교를 상고를 가겠다고 부모와 학교 선생님을 설득하는 것들이 놀랍다. 또한 농사를 짓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편하게 부모 그늘에서 놀고 공부나 적당히 하면 만사가 OK인데,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고생하는 모습은 청소년의 반항치고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항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목표가 뚜렷한 셈이다.

 

성적인 호기심을 노골적으로 표현해서 청소년이 읽기에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요즘 청소년들에게 이런 이야기는 수준 낮은 성적 묘사일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는 당연히 성적 호기심이 왕성할 나이이니, 이것을 빼놓고 청소년 이야기를 쓰기는 힘들 것이다. 아무튼, 이 소설에는 성장기에 겪는 성적 호기심 뿐 아니라,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부분이 들어있다. 이런 부분이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앞날에 대해,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너도나도 스카이를 가려고 하다가, 이젠, 의대가 전부라고 그리로 달려가는 세태를 보면 아쉽다. 돈만 보고 가는 진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소년 각자가 자신이 어떤 삶을 살면 좋을지, 스스로에게 묻고 생각해서 자신이 행복하게 사는 길을 택하면 좋겠다. 

 

이야기가 재밌어서 한 번에 읽은 책이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이나,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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