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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꿈꾸는 식물/줄거리/이외수 장편소설

건강한 하늘시내 2023. 3. 26. 09:30

<꿈꾸는 식물> 이외수의 장편소설 줄거리

 

박민식은 자신이 살고 있는 목도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잠시 후면 이 도시의 모든 것이 일제히 술렁거리며 눈을 뜨고 사람들은 저마다 생존의 톱니들을 무섭게 갈아대면서 외치고, 헐떡거리고, 쫓기고, 윽박지르고, 속고, 속이고, 부수고, 만들고, 차 던지고, 긁어모으면서 자정까지 영악스럽게 발버둥을 칠 것이다.  p. 80

 

이런 도시에서 박민식의 아버지는 장미촌의 포주이다. 그는 중학교 1학년을 겨우 마치고,온갖 사기를 치다가 교도소까지 다녀와서 이제 여자들을 데려다 장사를 하고 있다. 큰형은 아버지의 사업을 같이 하며 아버지 이상으로 포학을 일삼으며 사는 타락한 인간이다.

 

이 집의 돌연변이 둘째형은 어릴 적부터 명석하고 귀티가 났다. 천성이 깨끗한 걸 좋아하고, 귀족적으로 생겼다. 학업성적은 얼마나 우수했는지...  품행 또한 방정하여 항시 타의 모범이 되었던 둘째 아들 박민기를 어머니는 무척 사랑했다. 하지만, 신장염으로 얼마 살지 못하고 죽었다. 어머니가 죽자 작은형은 더 이상 이 집안에 적응하지 못하고 식물인간처럼 시들해진다.

 

막내인 박민식은 아버지와 큰형의 성화에 못이겨  법대에 들어갔다. 아버지와 큰형은 교도소를 다녀왔기에  판사와 검사가 이 세상에서 최고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명석했던 작은형이 제대로 기대에 못 미치자 막내한테 그 꿈을 강요했다. 판검사가 되어라. 돈과 권력이 세상에선 제일이니라. 집에 그만한 백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내 박민식은 법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문학이나 생물, 기타 마음가는대로 다른 강의나 청강하며 학교생활을 한다. 그는 순수한 작은형을 연민하며 아버지와 큰형의 포학에 대항하지 못하고 항상 열등감과 죄책감에 빠져 방황한다. 무엇하나 명확한 게 없다. 하고 싶은 일도, 목표도, 애인도, 어떤 것에도 자신이 없다.

 

내가 입고 있는 옷, 내가 신고 있는 양말, 내가 먹고 있는 밥, 내가 쓰고 있는 용돈, 그리고 등록금, 책값,교통비, 이 모든 것들이 여자들의 몸을 팔아 충당되는 것임을 문득문득 의식하게 될 때마다 나는 내 살같이 징그러운 파충류의 껍질로 변해 있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곤 했었다. p113

 

작은형은 비정상적이고 비윤리적인 집구석에서 점점 미쳐간다. 여자들의 화대를 빼앗고, 협박하고, 윽박지르며 살고있는 이 집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4년 동안 가출을 했다. 어느 날 다시 돌아왔지만, 반 미치광이가 되어있다. 의사는 작은형에게 정신분열증이라 진단했다. 작은형을 정신병원에 두려고 하지만, 작은형은 강력하게 그곳에 있기를 거부했다.

 

집에서 시를 쓴다고 하다가, 별을 관측하고 지구인과 교신을 한다고 하다가, 정신이 나가서 방구석에 있다가 또다시 집을 나갔다. 막내 박민식은 작은형을 찾아 도시 곳곳을 찾아 헤메다가 작은형을 만난다. 

 

이 사람이 나의 작은형이란 말인가. 한때는 그토록 귀족적인 모습, 해맑은 얼굴, 언제나 우아한 분위기를 가졌었던, 온순하고 유약했던, 그리고 그토록 자랑스러운 상장과 그토록 많은 선망 속에서 커온, 커서도 항상 내가 따라갈 수 없었던 지식의 세계들을 속으로 간직해 온, 나의 작은형이란 말인가........ p201

 

식물 꽃
식물 꽃

 

작은형은 더이상 사람 같지 않다. 몸은 사람이지만 정신은 이미 저 멀리 별나라로 떠나버린 사람이다. 이런 작은형을 다시 집으로 데려와 방안에 가둔다. 작은형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하다. 하지만, 큰형은 돈이 잘 벌리지 않자, 춘화를 찍는다고 카메라를 가져와서 야한 사진을 찍어서 판매한다. 

 

거기에 작은형을 끼워넣어 이상한 행위를 하라 하는데, 작은형은 그런 더러운 짓을 제대로 못해 큰형에게 두들겨 맡는다. 그리고 다시 집을 나가서 방황하고, 도시를 배회한다. 

 

다시 작은형을 찾아 집으로 데려왔는데, 큰형은 커다란 개를 데리고 와서 지하실에서 여자와 춘화를 찍으려한다. 하지만, 작은형이 개에게 덤벼들어 개에게 물려 죽는다. 이런 사건으로 아버지와 큰형은 다시 교도소로 가게 된다. 

 

박민식은 늘 그 더러운 집을 불태우는 꿈을 꾸웠다. 하지만, 아버지와 큰형이 있을 때는 감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젠 작은형도 죽고, 아버지와 큰형도 끌려가고, 아가씨들도 제각기 갈길을 갔기에 집이 텅 비었다. 

 

막내 박민식은 작은형의 유품중에 남겨놓은 망원경 렌즈로 그 집을 불태운다. 그리고 그 도시를 떠난다. 

 


 

 

이 소설은 장미촌에서 매춘으로 벌어먹고 사는 아버지와 큰형의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삶과 그런 삶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고 시들어 괴로워하는 작은형과 막내가 나온다. 

 

막내는 작은형의 친구의 화실을 자주 찾는다. 도시 전체가 실용주의와 물질위주로 돌아가도 예술은 지켜지길 바란다. 그는 음악 감상실에도 자주 간다.  이 도시에 이런 음악이 있기를 바란다.

 

그는 아버지와 큰형처럼 돈과 섹스의 동물적 삶을 혐오한다. 하지만, 너무 나약한 그의 정신은 제대로 그들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방황 한다.  이 동물적 욕망이 가득한 집에서 식물처럼 살고 있는 작은형, 그는 결국 동물에게 뜯겨서 죽었다. 하지만,  자기의 죽음으로 그 더러운 짓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막아낸다. 

 

이외수는 소설을 통해 동물적 삶에서 식물적 삶으로 사람들이 선회하길 바랬던 것 같다. 너무 경쟁하고 서로 뜯어먹고, 속이고, 갈취하지 말기를.... 인간적이고, 예술을 사랑하고, 조금 덜 먹고, 조용한 그런 세상이 되길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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