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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교 소설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2000년)는 엄정화와 감우성 주연으로 영화(2002년)로도 만들어졌다. 나는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저 소설로 이 작품을 처음 대했다. 영화를 보지 않고 소설로만 읽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줄거리와 감상을 적어보겠다. 
 
 

결혼하는 남녀
결혼하는 남녀의 손가락 맹세

 

<이만교소설> 결혼은,미친 짓이다 줄거리와 감상

 

대학강사 준영은 친구의 결혼식 사회를 보는 대가로 소개팅에 나간다. 그녀는 소개팅 장소에 준영외에 다른 남자도 약속을 잡고 둘을 저울질한다. 결혼을 위해 수많은 소개팅을 했다. 그녀는 준영의 준수함과 분위기에 끌려 다른 한 남자가 가버린 다음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은 남들처럼 서로를 알기 위해 질문을 하고 늦은 시간까지 함께 보낸다. 자정이 다가와 총알택시를 타고 이쪽저쪽 가느니 모텔을 잡는 편이 싸다는 준영의 제안에 그녀는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연인이 된다. 
 
준영은 결혼에 회의적이다. 결혼으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사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와 결혼이란 제도에서 사랑도 없이 잠자리를 하는 것은 그것이야말로 자신을 속이고 거짓으로 사는 것이다. 
 
" 우리는 열두 살부터 끊임없이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사랑해 왔어. 그런데 그 감성과 그 감각이 결혼하는 것으로 땡, 하고 끝난다는 건, 웃기는 소리지 "  p 111
 
그녀는 자유연애주의자인데, 전통적인 결혼의 관습을 아에 탈피하지는 못한다. 그녀는 최고의 남자와 결혼을 하고, 연애는 따로 하는 식이다. 그래서 준영과 애인사이가 되었는데도, 계속 선을 본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한다.
 
자신이 선 본 남자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면서, 그녀는 어떤 남자가 결혼생활에 가장 이상적 일지를 따진다. 너무 순수하고 착실한 남자는 경제적으로 힘들 것 같도, 경제력이 있는 남자는 너무 못생겼다. 어차피 결혼은 최고의 가성비 비즈니스다. 그녀는 마침내 의사와 결혼한다.

 

결혼은미친짓이다책표지
결혼은 미친짓이다 책

 
 

결혼 후에도 그녀는 준영을 찾아온다. 그녀가 찾아오는 날은 아마도 남편이 야간 당직을 서는 날일 것이다.  그녀는 남편앞에서는 천하의 요조숙녀, 단정한 주부의 역할을 잘한다.  남편과 있을 동안은 남편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준영과 있을 때는 자신의 욕망에 최선을 다한다. 
 
" 날이 갈수록 아무런 죄책감도 느껴지지가 않아. 그냥 언젠가 네가 말한 것처럼 두 개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는 것 같을 뿐이야.  그래서 남들보다 약간 바쁘게 살아가는 듯한 느낌뿐이야 "  p 271
 
준영과 그녀는 세상을 드라마에 나오는 역할극이라 생각한다. 이 드라마에서 이런 역할을 하던 사람이 채널을 돌리면 다른 드라마에서 다른 역할을 하는 식이다. 자신은 이 세상에 살면서 이런저런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자유분방한 그녀와 결혼에 회의적인 준영은 서로 연인관계로 시간을 보낸다. 준영이 본가에서 나와 방을 얻어 독립하자, 그녀는 백화점에서 준영의 살림살이를 사온다. 자신의 취향으로 그의 작은 방을 꾸미고, 마치 신혼생활을 하듯 한다. 점점 그녀는 준영의 아내역할도 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는 지쳐간다. 콩나물비빔밥을 하겠다는 그녀에게 라면을 먹겠다는 것으로 서로는 생활의 의견이 갈린다. 이런 사소한 일로 서로는 싸우고, 이제 끝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 우리 역시 두 개의 길을 모두 가볼 수는 없는 거였어. 우리가 이런 식으로 만나는 건 사랑 없이 의사와 결혼한 것보다 훨씬 더 치사한, 두 개의 길을 다 가보려는 욕심에 불과해 "    p273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 소설 제목처럼 결혼은 미친 짓이다. 전통적인 결혼이란 제도에 갇혀서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마, 이 책이, 이 영화가 요즘에 나왔다면 더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준영은 자신의 머리로 도저히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잘생긴 외모의 시간 강시 이므로 여러 여성들의 대시가 있다. 얼마든지 연애를 하려면 할 수 있다. 한 여자에 집착하지 않고, 그녀가 있을 동안만 그녀와 연애를 한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자유롭게 억압받지 않고 삶을 즐긴다.
 
여기서 그녀는 결혼은 자신을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의사와 하고, 사랑은 젠틀하고 잘생긴 준영과 한다. 그녀는 이 세상의 도덕의 잣대로는 너무 타락한 인간이다. 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남편에게 잘하고, 또 애인에게도 잘한다.
 
준영은 결혼을 안 한 상태이고, 그녀는 결혼한 여성이다. 도덕과 윤리로 따지면 이들은 정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전통적 결혼에 대해 반기를 든다. 누구나가 가는 결혼의 길을, 역할을 모두 해야 할까? 행복하자고 하는 결혼이 어느덧 자신을 옥죄고 지옥을 만들기도 하지 않는가?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안하는 이유는 수만 가지일 것이다. 그들은 아마 결혼의 본모습을 파악했을 것이다. 결혼으로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힘들어질지 알고 있다. 부모들의 모습만 봐도 사랑은 어느덧 식어간다는 사실이다. 사랑없이 갈등하며 싸우며 전혀 행복하지 않게 사는 부모들의 모습은 도처에 있다.
 
더 행복하려고 결혼한다.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 것이다 확신하고 결혼한다. 하지만, 결혼이 행복한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 요즘 청년들은  이 사실을 다 알아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결혼이 회의적이다. 그들에게 결혼은 미친 짓이다. 그런 결혼을 점점 마다하는 것이다.

 
 
 


*결혼은,미친짓이다 
 이만교 장편소설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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