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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수많은 소설을 썼다. 러시아의 정말 귀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28년에 태어나 1910년에 죽었는데, 우리 보다 한 세기 전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가 쓴 우화 같은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외 단편소설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와 같은 장편 소설을 썼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단편소설이다. 배재서관에서 펴낸 책에는 13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 불을 끄지 않고 두면
- 바보 이반
- 달걀만 한 씨앗
- 두 노인
- 크로이체르 소나타
- 회개한 죄인
- 촛 불
- 무엇 때문에
- 예멜리안과 북
- 대자
그는 귀족의 집안에서 태어나 젊어서 방탕한 생활을 했다. 그러다 회심을 하고 민중과 함께 생활하며 소박한 삶을 추구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우화 같은 단편소설로 만들었다.
여기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착하게 살라는 것이다.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선한 양심에 따라서 성실히 살라는 내용이다. 사랑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중 몇 편의 줄거리를 써보겠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난한 구두장이가 농가를 세내어 부인과 아이들과 살고 있었다. 그는 매일 구두수선을 해서 겨우 먹고 살았다. 얼마나 가난한지 외투 하나를 가지고 부인과 나눠 입고 있었다. 날씨는 너무 추웠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새 외투를 만들 모피를 사기로 했다. 사람들은 종종 구두 수선을 외상으로 했다. 그는 그 외상값을 받아 모자라는 모피값을 충당하기로 했다. 멀리 이웃마을로 가서 외상값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음에 준다는 소리뿐이다. 그들도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 추워서 술을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 담벼락에 누군가가 벌거벗고 있었다. 그는 강도를 만난 사람인가 하고 자기도 강도를 만날까 봐 빠르게 지나쳤다. 하지만, 그를 그냥 둔다면 그는 이 밤에 얼어 죽고 말 것이다. 다시 되돌아가 그에게 다가가니, 젊은 청년이었다. 자신의 외투를 벗어주고, 자기의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내는 그에게 줄 빵을 조금 남겨 두었는데, 거지를 데리고 오니 화가 나서, 그들이 미웠다. 하지만, 남편이 사정을 모르면서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고 설득하자, 그녀는 그의 사연이 궁금해지면서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래서 저녁을 차려서 그에게 주었다. 그는 하나님의 벌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다고만 했다. 부부는 그에게 같이 살면서 일을 가르쳤다. 그는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일을 배우고, 솜씨가 좋았다. 또한 음식은 조금만 먹었다. 말수는 거의 없고, 그저 성실하게 일만 했다. 사람들의 주문이 밀려왔다. 그는 매일 구두를 만들면서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관찰했다. 사실, 그는 천사였는데,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서 벌을 받고 있었다. 하나님은 그에게 인간세상에 내려가서 사람들이 무엇으로 사는지 깨닫고 오라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자신만을 위하여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추운 겨울 벌거숭이로 떨고 있을 때, 가난한 구두장이가 그를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어서 지금까지 살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온갖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하게 되었다. 사람들을 보면서, 작은 사랑의 마음이 그들을 살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은 지혜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된다.
불을 끄지 않고 두면
이웃 간의 작은 싸움이 큰 싸움이 되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내용이다. 처음 서로 작은 오해였다고 화해를 했다면, 두 집을 태우는 사건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 오해로 두 집안은 서로 미워하게 되었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미워하다가 송사까지 하게 되고, 한 집의 가장이 태형을 맞게 되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제 때에 파종을 하지 않고, 농사일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점점 가세는 기울어졌다. 서로에게 앙갚음을 하려는 분노만이 전부였다. 드디어, 한쪽 남자가 다른 집의 헛간에 불을 질렀다. 불을 지르는 것을 보고, 그는 그를 감옥에 처넣을 생각만 해서 미처 그 불을 끄지 못했다. 그런 중에 불은 점점 더 커져서 그 집을 몽땅 태우고, 그 옆집까지 태워버렸다. 사람들이 몰려왔을 때는 손도 못쓸 정도로 불이 커져버렸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자 비로소 정신이 돌아왔다. 후회가 밀려오지만, 어쩔 수 없다. 이제야 그는 그 모든 분노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불을 저지른 사람을 알고 있지만, 그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묵묵히 다시 살았다. 불을 저지른 사람도 그가 자기를 고발하지 않은 것을 깨닫고 더 이상 그를 미워하지 않게 되었다. 둘은 이제 예전처럼 이웃이 되어 폐허가 된 집을 다시 짓고 잘 살게 되었다.
사람에겐 얼마만큼 땅이 필요한가
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땅에 욕심을 너무 부려서 죽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소작농을 하면서 매년 땅 주인에게 굽신거리며 그해 경작할 땅을 받는 것이 싫었다. 열심히 일해서 땅들을 사기 시작했는데, 다른 지역에서 온 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소식을 듣게 된다. 그곳은 정말 비옥하고 적은 돈으로 더 많은 땅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그는 모든 재산을 정리해서 그곳으로 갔다. 그곳의 추장은 그를 환영하며, 내일 아침부터 저녁 해 질 녘까지 당신이 다녀오는 땅을 주겠다고 한다. 그는 너무 흥분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부지런히 다니면 더 많은 땅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잠도 설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좋은 곳을 잡아서 걷기 시작했다. 그는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빵을 먹으며 이젠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기 더 비옥한 땅이 보인다. 조금만 더 땅을 갖고 싶다. 이렇게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가 돌아가야지 하다가 오후 늦게 돌아가게 된다. 저 멀리 추장과 마을 사람들이 보인다. 그는 힘을 다해 걷지만, 해는 점점 기울어진다. 있는 힘껏 뛰어서 드디어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힘을 너무 써서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뒀다. 그 많은 땅을 써보지도 못하고 그냥 죽은 것이다. 욕심이.... 그를 죽였다.
두 노인
에핌과 엘리사이는 한 마을에 살면서 친하게 지냈다. 그들은 죽기 전에 순례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돈도 많이 들고, 자식들 걱정에 쉽게 길을 나설 수 없었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흘렀다. 이러다간 꿈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 결심을 하고 떠나기로 했다. 자식들에게 집안일을 잘 돌보라고 부탁하고, 여비를 마련했다. 길을 떠나자 그 둘은 너무 즐거웠다. 지금처럼 차나 기차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보 여행이다. 하루 종일 가다가, 그늘이 나오면 잠시 쉬어서 목을 축이고, 가져간 빵을 먹었다. 그리고 또다시 길을 걷는다. 이렇게 여러 날을 가다가, 엘리사이는 목이 너무 말라 어느 집에 가서 목을 축이고 가겠다고 에핌에게 먼저 가라고 한다. 그는 물을 얻어마실 요량으로 집으로 들어갔는데, 그 집은 엉망이었다. 남자가 대문 옆에 쓰러져 있고, 집안으로 들어가니, 아이는 울고 할머니는 거의 피죽도 못 먹은 형상이고, 아이엄마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몰골로 쓰러져 있었다. 그 집은 흉년에 먹을 것이 떨어져, 멀리 가서 빌어먹고 살다가, 전염병마저 걸려서 이제 죽을 날만 받아놓은 상태였다. 엘리사이는 자신의 돈으로 먹을 것을 사다가 먹이고, 그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일할 수 있도록 농기구와 말과 소를 사다 주었다. 그러다 보니, 순례지에 갈 돈이 없다. 그는 주님도 자신을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한편, 에핌은 아무리 기다려도 친구가 오지 않자, 자기를 지나쳐서 갔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빨리 뒤따라 가기로 했다. 배를 타고 바다 건너 비로소 그가 목적하는 순례지에 도착했다. 여기저기 순례를 하면서, 언뜻 보이는 친구 에핌을 쫓아갔다. 하지만, 에핌은 어디에도 없고 많은 군중만이 있다. 그렇게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목이 말라 어느 집을 들어가니, 그 집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죽음에서 구원해 준 어느 노인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있다. 에핌은 그 노인이 엘리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순례지를 가지 못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을 택한 것이다. 진정한 순례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일이다.
톨스토이는 정말 위대한 작가이다. 그가 쓴 소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쟁과 평화> <안나카레니나> <부활>과 같은 작품 이외도 너무나도 많은 좋은 작품을 남겼다. 그런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수록된 단편소설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장편소설은 사실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짧은 단편은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우화적인 내용이어서 더 쉽게 읽힌다. 기독교가 주요 바탕이지만, 세상의 보편적 정서인, 사랑을 기본으로 하기에 교훈적이면서도 재미를 준다. 대문호인 그가, 쉽고 재밌는 이런 이야기를 민중을 위해 썼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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