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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주인공  남자가 가장 싫어하는 곡이다. 그는 이 곡을 들으면 그 옛날 아픈 기억이 난다. 그는 왜 이 곡을 싫어하게 됐을까? 톨스토이가 쓴 중편소설, 크로이체르 소나타는 어떤 내용인가?

 

피아노와 바이올린
피아노와 바이올린

 

 

톨스토이의 크로이체르 소나타 줄거리

 

두 주간의 기차여행 중에 화자는 로즈드느이세프 라는 사람을 만난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이 왜 아내를 살인했는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은 19세기 러시아인들의 성에 대한 관점이 잘 나와 있다. 특히, 남자들, 귀족들의 성생활이 주요 이야기다. 그들이 여성을 성의 대상으로 여기며, 타락한 생활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타락의 결과가 얼마나 비극적인 인생이 되는지 말해준다.   

 


남자(로즈드느이세프)는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다른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성적 호기심이 강했다. 16세 때, 대학1학년 형의 친구의 꼬임으로 동정을 잃었다. 그는 왠지 슬펐다. 욕망을 해결했지만, 더 이상 순결한 상태로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그 시대 여느 남자처럼 여자를 만났다. 귀족이고, 학문을 한 그는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이다.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여러 여자와 상대했다. 그래도 자신은 다른 방탕한 남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여자와 하룻밤을 자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렀기 때문이다. 그 시절 여자를 범하고 무책임한 사람도 부지기 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정도면 자신은 꽤 괜찮은 인간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결혼만큼은 순수한 여자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온갖 들어오는 규수들을 마다하고 참하고 정숙해 보이는 여자를 찾았다. 어느 날, 머리가 곱슬거리고 스웨터가 잘 어울리는 여자를 만나고, 그녀가 자기가 찾던 여자라 생각했다. 그녀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해 주리라 생각했다. 고작 하루 만났을 뿐인데, 그녀의 외적인 모습에 반해 결혼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느 여자와 비슷했다. 남자는 신혼여행에서부터 아내와 싸웠다. 가끔 끌리면 잠자리를 같이 했지만, 근본적으로 잘 맞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증오했다. 그래도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았다.

 

아이들을 낳자, 여자는 더 예민해졌다. 아이란 존재는 정말 그녀에게 늘 걱정거리였다. 아이들은 아프고, 교육을 시켜야 하고, 끊임없이 여자로 하여금 힘들게 했다. 

 

그들의 결혼생활은 정말 불행했다. 어떤 것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아이들 교육을 위해 도시로 가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일치했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로 이사했다.

 

도시에 살던 중에 그 지역에 바이올린을 하는 음악가가 왔다. 그 음악가는 카사노바 같은 사람이었다. 남자와 음악가는 원래 좀 알던 사이라 집에 초대했다. 하지만, 그 음악가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바람기를 본 남자는 왠지 그가 경계되고 유쾌하지 않았다. 

 

그녀는 음악가를 보자, 자신의 남편과는 다르게 댄디하고 멋있어 보였다. 그들은 음악에 대한 공통점이 있어서 말도 잘 통했다. 그녀는 피아노를 칠 줄 알아서 그와 함께 연주를 하곤 했다. 그녀가 피아노를 치고 음악가는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남자는 그들이 같이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볼 때, 질투가 났다. 하지만, 그는 사나이이므로 자신의 질투를 감추었다. 그리고, 음악가를 다시 초대했다. 이번엔 둘의 합주 연주회 파티였다.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때, 했던 연주가 베토벤의 크로이체르 소나타 였다. 그래서 남자는 이 음악을 아주 싫어했다. 비극이 이 음악으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와 음악가의 눈빛이 어째 기분이 나쁘다. 그들이 서로 교환하는 눈빛에서, 남자는 자신의 과거 여자와 놀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들은 분명 서로를 좋아하고 있고, 필시 자기를 배신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는 티를 내지 않고 참았다.

 

며칠 후, 그는  시골 고향에 귀족회의가 있어서 출타를 했다. 고향에서 일을 보고 저녁에 잠을 자려니, 어쩐지 잠이 오지 않는다. 필시 그 바람둥이 음악가 사내와 아내가 만나고 있으리라. 그런 생각으로 잠을 설치고, 일이 남았는데도 아침 일찍 급히 마차를 불러 기차역으로 간다. 겨우 기차를 타고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

 

그가 상상했던 대로 그 밤중에 아내와 사내가 응접실에 같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자 이성을 잃고 아내를 칼로 찔렀다. 아내는 원망의 말을 하다가 결국 죽었다. 이렇게 그는 아내를 살해하게 됐다.

 

교도소에서 1년 정도 지내다가, 다시 무죄를 받고 나왔다. 그리고, 아내를 살해하고야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교도소에서 자신의 지난날을 곱씹으며 인생이 왜 이렇게 흘러갔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근본적인 생각에 도달한다. 이 모든 것이 여자를 단지 성적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엔 그 시대가 얼마나 남성위주의 사회였는지 적나라하게 말한다. 특히, 성에 관한 것은 거의 남자가 특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방탕한 남자의 세계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도 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가 얼마나 여자를 탐하고, 육체의 욕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가지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그는 그 사내가 자신의 아내와 분명 바람을 피우리라 확신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얼추 들어맞았다.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 볼 때, 그런 여자들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용납이 안되었다. 자신의 사생활은 괜찮고, 아내는 요조숙녀로 있길 바랐다.

 

그가 살인까지 저지른 일은 그 시대의 귀족 남자들의 속성을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이다. 그러기에 그는 음악가와 아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이성을 잃었다. 둘의 범죄의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그래서 아무 주저함 없이 아내를 죽인 것이다.

 

조금이라도 이성이 있었다면, 살인보다 이혼을 선택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사실, 음악가가 밤늦게 그 집에 있던 것은 충분히 의심가는 일이지만, 그들은 같이 음식을 먹으며 다음 연주할 곡을 의논 중이었다.

 

이 일로 다섯 아이들은 엄마를 잃고, 이모의 집에서 자라게 되었다. 또한 그도 제대로 아이들 앞에서 떳떳한 아빠가 될 수 없었다. 가족은 파괴되고 그 집의 모든 구성원은 불행한 삶을 살게 되었다.

 


 

 

 이 소설은 100년전 러시아 사회가 얼마나 성적으로 타락했는지를 잘 말해준다. 톨스토이는 그의 젊은 날의 경험으로 이런 이야기를 쓴 것 같다. 남자들의 타락한 모습과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을 이용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현 시대와 다르지 않다. 

 

톨스토이는 후반부에 정결한 삶을 가치로 여겼다. 그는 타락한 가치관이 결국 불행을 몰고온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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