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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님의 프리즘이라는 소설은 한 편의 로맨스 드라마 같습니다. 그들의 대사와 이야기 전개가 현실 연애를 보는 듯했습니다. 젊은 날,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인생을 알아가고, 더 성숙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손원평 장편소설 프리즘 줄거리
예진, 도원, 재인, 호계
4명의 젊은 날의 사랑이야기
예진은 27살 완구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효고동에 있는 건물 13층에서 근무합니다. 한여름 그녀는 몇 블록 떨어진 한가한 건물아래서 아이스커피를 마십니다. 사람들을 피해 한적한 곳을 찾다가 최적의 장소를 만나, 하루에 한 번 이곳에서 자기만의 휴식을 갖곤 합니다.
이곳에 도원이 와서 커피를 마십니다. 예진은 자신만의 아지트를 침범당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도원과 몇 마디를 주고받으며, 그가 좋은 사람이란 걸 느꼈습니다. 도원은 35살, 예진이 일하는 건물 지하에서 음향관계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가끔 만나서 서로에 대해 생각합니다. 자신과 전혀 다른 취향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예진은 밝고 명랑한 기운이 감도는 반면, 도원은 진지하고 생각이 많은 사람입니다.
예진은 도원에게 점점 끌립니다. 그에 대한 마음이 커지는데, 도원은 예진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효고동 골목길에 빵집이 있습니다. 이스트 플라워 빵집입니다. 여기 재인과 호계가 일하고 있습니다. 재인은 35살로 밴드음악을 하다가, 일본에서 빵을 배워 빵집을 차렸습니다. 빵집 이름을 고민하다가, 빵이 이스트와 밀가루를 주재료로 한다는 것에 착안해서 영어의 한국식 표기로 이스트 플라워가 되었습니다.
호계는 25살,이스트 플라워 빵집에서 일하는 점원입니다. 하루종일 거의 말을 안 하고, 묵묵히 자기 일만 합니다. 그의 내면은 꽁꽁 닫혀 있습니다. 하지만, 재인의 따뜻함으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재인은 결혼을 쫓기듯이 한 번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처음 약속을 깨버리자 이혼했습니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남편을 만납니다. 남편이 자신을 배신했지만, 그녀는 쉽게 남편이란 끈을 끊어내지 못합니다. 그녀는 아직, 누군가와 연결된 것을 쉽게 잘라내지 못합니다.
어느 날, 재인은 호계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신이 남편과 이혼했음에도 아직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참 이상한 관계입니다. 호계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입니다.
예진은 밤마다 잠을 못 이룹니다. 원인을 모르는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깁니다. 그래서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라는 오픈 채팅방에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이 모두가 잠든 시간에 닉네임으로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들의 정모에 나가봅니다.
어느 선술집에서 정모를 하는데, 그들이 쓰는 닉네임처럼, 실제의 모습과 분위기가 어울립니다. 족제비, 나무늘보, 올빼미, 오소리.... 예진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에너지 넘치게 이야기를 잘합니다. 근데, 저 구석에 홀로 있는 남자가 신경에 쓰입니다.
예진은 그 남자에게 가서 말을 붙여봅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시큰둥합니다. 예진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집에 와 보니 수첩이 없습니다. 그곳엔 일정이나 자신의 마음을 적어놓았습니다. 생각을 더듬어보니, 지하철 의자에 그냥 놔두고 내린 것 같습니다.
호계도 (잠을 못이루는 사람들) 정모를 나갑니다. 그는 호기심에 그런 모임에 나가보았습니다. 하지만, 자신과는 도저히 다른 쾌활하고 개방적인 성격들과 어울리기 힘듭니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지하철을 탔는데, 맞은편 자리에 정모에서 자기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가 앉아 있습니다. 그녀는 수첩에 뭔가를 끄적이더니, 급히 내립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수첩이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려다 그 수첩을 찾고 있을 여자가 생각납니다. 그래서 그 수첩을 돌려주려고 가지고 내립니다.
남의 수첩을 본다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뭔가 단서가 있어야 돌려줄 수 있으니,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그녀의 일상이 엿보입니다. 그녀의 마음이 있습니다. 도원이라는 남자의 이름이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그녀는 도원을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맨 뒷장에 그녀의 명함이 보입니다. 호계는 예진에게 연락을 합니다.
호계는 세상에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그는 잘못 태어난 아이입니다. 엄마가 박사과정을 하는 중 실수로 태어났습니다. 아빠도 한창 사업을 확장하는 시기여서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바쁜 부모는 호계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와서 호계를 봐줬는데, 그 할머니만이 유일한 안식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언제나 호계 편이었고, 호계에게 따뜻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부모님이 할머니를 내보냈습니다. 호계는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더 이상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런 호계가 수첩을 돌려주기 위해 예진을 만났을 때, 그녀에게서 나오는 자기와 다른 분위기를 느낍니다. 호계는 수첩만 돌려주고 바로 헤어지고자 했는데, 예진과 차를 마시게 됩니다. 이렇게 둘은 친구가 됩니다.
재인은 호계를 통해서 예진의 도원을 향한 짝사랑을 듣게 된다.
"한 건물에서 일하는 남녀, 남자는 밤낮으로 캄캄한 지하에, 여자는 온종일 해가 드는 13층에?"
예진이 낮과 같은 여자라면, 도원은 밤과 같은 남자이다. 예진은 도원을 짝사랑하고, 도원도 조금씩 끌리는 마음을 느낀다. 하지만, 표현은 안 한다.
도원은 연애를 하면서 상대가 헤어지자고 하면 바로 헤어지는 스타일이다. 상대가 마음이 떠났다고 생각하면 그도 마음을 접었다. 그래서 헤어지고 난 후 항상 상대가 다시 연락을 해온다. 하지만, 한 번 헤어진 연인에게는 단호하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연인과도 도원은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마음을 쉽게 열 수 없었다.
도원의 하는 일은 음향에 관한 일이다. 영화의 막바지 작업으로 배우의 목소리가 제대로 녹음이 안되어 있으면, 따로 다시 녹음해서 완성하는 일이다. 도원과 친한 배우가 자신의 연극표를 4장 주었다. 도원은 예진과 연극을 보러 갔다. 그리고 예진에게 지인이 있으면 주라고 표 2장을 건넸다. 예진은 얼마 전 알게 된 호계에게 연극표 2장을 주었다.
그들 4사람은 연극을 같이 보았다. 하지만, 뭔가 묘한 기류가 느껴졌다. 도원은 재인을 보자, 예전 일이 떠올랐다. 밴드를 하던 시절, 그녀와 알던 사이였다. 도원은 그녀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연결되지 못했고, 여러 해가 지나서 이렇게 다시 만났다.
도원은 재인이 빵집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끔 빵을 사러 간다. 그에게 빵은 그녀를 만나기 위한 핑계이다. 재인도 도원의 마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호계로부터 예진이 도원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들었기에 조심스럽다. 예진은 도원과 가까워지려는 순간, 연극을 보던 날 도원이 재인을 보는 눈빛을 보고 알게 되었다. 그가 재인을 좋아한다는 것을.
도원은 다시는 재인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는 용기를 내어 재인과 마주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 도원에게 이제 예진은 그냥 아는 사이다. 약간의 썸을 탔지만, 재인이 나타나고서 그는 온통 재인뿐이다.
예진은 마음이 아프다. 이런 마음을 호계에게 말한다. 그동안 호계는 예진과 친구로 만나면서 예진의 밝음으로 차츰 부드러워졌다. 말수도 많아지고, 예전에 놓아버렸던 그림도 다시 그린다.
호계는 어쩐지 예진의 짝사랑을 도와주고 싶다. 그래서 예진에게 재인의 비밀을 말해준다. 재인이 원래 결혼을 했었는데, 아직도 남편을 만나고 있는 눈치라고. 예진은 그 말을 듣자, 참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이 사실을 도원에게 말해버린다. 하지만, 도원은 예진에게 싸늘하다.
도원은 재인을 찾아가 실망의 표시를 한다. 그녀에게 변명의 기회도 주지않고 이별을 통보한다.
재인은 도원을 만나고 그에게 부끄러운짓은 하지 않았다. 전남편을 만난 것은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와 강아지가 죽었을 때, 전남편의 별장 언덕에 묻혔기에 그곳에 함께 다녀왔던 것이다. 그곳에서 전남편에게 완전한 결별을 했다. 그렇게도 끊어내지 못하던 관계를 비로소 정리했던 것이다.
그런데, 도원이 알게 된 것이다. 호계에게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는데, 호계가 예진에게 말하고, 예진은 도원에게 말한 것이다. 자신의 일이 돌고 돌아 남의 입에서 듣게 되자, 재인은 속이 상했다. 그동안 죽은 남동생을 생각하며, 언제나 호계에게 다정했는데, 진중한 호계를 믿었는데, 일이 이렇게 돼버리다니, 재인은 호계를 내보냈다. 이렇게 자기에게 따뜻했던, 전남편, 호계, 도원 모두가 떠나 버렸다.
호계는 자신의 실수로 일이 커지자 괴로웠다. 재인에게 사과 하지만,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는 그곳을 그만둠으로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다. 이제 홀로 남아 다시 그림을 그리고, 예진에게 사진을 찍어 보낸다. 예진은 그런 호계에게 힘을 준다.
예진도 자신의 잘못을 생각한다. 도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도원이 자신이 아니라, 예진을 좋아하는 것을 못 참고 그들의 사랑을 방해하려 했다. 도원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얼마나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도원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나 그에게 아무런 응답이 없다. 예진은 오히려 좋다. 그렇게 무응답도 응답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그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는다.
호계는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예진에게 그림을 보러 오라고 집으로 부른다. 그는 예진에 대해 자꾸 커져가는 마음을 감추고 있다. 그녀에게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한다.
예진은 다시 홀로 되었다. 그녀는 은행원 한철과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한철에게 마음을 주지 못한다. 모든 것이 자신과 다른 한철을 이해하기 힘들다. 한철 또한 예진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들은 아주 짧게 연애를 끝낸다. 하지만, 어느 날 한철의 인스타에 영원이라는 여자와 연애가 올라온다. 예진과는 너무 안 맞았던 한철이 영원과는 잘 맞아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본다.
도원은 돌고 돌아 재인을 만나 행복했고, 그 행복이 영원하기를 빌었다. 재인과 함께 할 때, 그는 편안하고 충만했다. 하지만, 재인의 이야기를 듣고 성급하게 그녀를 끊어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사람과의 관계를 너무 빨리 끊어낸다고 생각한다. 이 번에도 그랬다. 재인에게 한 번 직접 물어도 보지 않고 그렇게 했다.
도원은 자신의 그런 성격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젠, 얼마큼 나이도 먹었고, 인생을 이해할 나이도 된 것이다. 도원은 재인을 찾아간다. 다시 관계의 끈을 맺어보기 위함이다. 재인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하지만, 재인은 그렇게도 끈 지 못한 관계의 끈을 정리한다. 도원에게도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재인은 빵가게 건물주가 세를 올리자 다른 동네로 가게를 이전한다. 그곳에서 홀로 열심히 빵을 만든다. 빵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 부드럽고 고소한 향을 좋아한다.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삶이지만, 혼자의 삶을 묵묵히 산다. 그러나 그 가계에 재인의 빵을 좋아하는 수학교사가 찾아온다. 그의 따뜻한 말은 재인을 흔든다. 다시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것 같다.
호계는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낯선 곳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림을 더 배우고 싶어서다.
호계는 연애나 사랑 따위는 의미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사람사이에 맺는 관계는 자신을 확장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외국으로 떠나기 전, 호계는 예진을 만난다. 한낮의 뜨거움을 피해 호젓한 공원으로 간다. 그리고 호계는 예진을 끌어안는다. 예진은 호계의 심장이 무척 빨리 뛴다는 것을 느낀다.
"잘 다녀와, 넌 뭐든 잘할 테니까."
"말했지, 내가 너 많이 아낀다고."
그리고 여름의 숲 속에서 키스를 한다. 1년 후 호계가 돌아온 후, 그들은 연인이 되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사랑이었다.
청춘 남녀 4 사람의 사랑이야기다. 어제 하루 종일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읽으면서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한적한 건물을 찾아 커피를 마시며 만나는 장면, 빵집에서 나누는 이야기, 과거 어린 시절의 상처, 네 사람 모두 다른 개성을 드러내는 말투.... 이런 것들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요즘 OTT에서 새로운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데, 머지않아 손원평 작가님의 <프리즘>도 보게 되면 좋겠다. 청춘 남녀들이 우연히 만나서 사랑을 시작하고, 오해로 헤어지고, 그럼에도 서로를 못 잊고, 이런 현실에서 있을 법한 연애이야기다.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면서 자신을 더 알아가는 이야기다.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인생을 채워가는 이야기다. 손원평 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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