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어디서 죽음을 맞이할까?

 

 

나이가드니 어디에서 죽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다. 대부분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간간히 사회 저명인사가 집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병원사냐,재택사냐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가 있다. 병원 또는 집. 어디서 나는 죽게 될까?

 

병원사와 재택사

 


밤새 안녕이라 했던가, 지난주에 정정했던 시아버지가 아프시다. 지난 주말에 뵈었던 모습은 아주 건강해 보였다. 85세의 연세로 보아서 말씀도 잘하시고, 생활도 의욕적으로 하셨다. 며칠 전만 해도 그런 모습이었는데,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입원 중이시다.

이런 것을 볼 때,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님은 건강하게 끝까지 집에서 사시다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재택사를 원하셨다. 요즘, 자기가 살던 집에서 죽는 죽음을 가장 부러워한다. 가장 근래에 죽은 고 김동길 님이나 전국 노래자랑 사회를 오래도록 보신 고 송해 님을 보고 사람들은 부러워했다. 집에서 끝까지 살다가 자신의 집에서 죽은  재택사를 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제 병원사를 한다.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병원사는 하기 싫다고 한다. 병원에서 마지막 생을 산다는 것은 정말 피하고 싶은 시간이다. 차가운 병실에서 병원 냄새를 하루 종일 맡으면서, 침대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사는 시간들.... 정말이지 누구나 싫어하는 순간이다. 이런 병원사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 너도 나도 재택사를 축복으로 여긴다.

시어머니는 마지막을 요양병원에서 지내다가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 말하자면 병원사를 하신 것이다. 거의 4년 정도를 요양병원에서 지냈는데, 그때 아버님이 전적인 케어를 하셨다. 매일 먹을 것을 챙기고, 기저귀를 챙기시고, 매일 병원에 가셔서 마사지를 하시고, 운동을 시키면서 정성을 다하셨다.

그래서인지, 어머님은 꽤 오래 요양병원에서 지내시고 돌아가셨다. 보통 짧으면 1년 이내, 길면 3년 정도 요양병원에서 지내시는데, 어머님은 오래 계신 편이시다. 아버님은 어머니께서 평생 당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헌신하신 것을 고마워하시고, 최선을 다해서 어머니를 케어하셨다. 그래서인지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그리 마음의 회한은 없으신 것 같아 보인다.

 

아버님의 건강

 

 

아버님은 어머님이 작년에 하늘나라로 가시고 홀로 사시고 계신다. 어머님이 요양병원에서 얼마나 고생하시고, 힘들어했는지 날마다 보았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은 절대로 요양원 같은 곳은 가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

요양원에 누워서 아무런 활동도 못하고 있는 것은 너무 힘들다는 것을 느끼셨다. 그래서 지난번 만났을 때도 요양원에 가는 일 없이 집에서 끝까지 사시겠다고 하신 것이다. 그래서 날마다 2-3번 밖에 나가서 걸으신단다. 어느 의사가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수시로 걷는 것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걷기를 날마다 실천하셨다.

아버님은 그리 신경도 많이 쓰는 성격도 아니시고, 건강을 위해 잘 드시고, 매일 걸으셨기 때문에 아주 장수하리라고 생각했다. 우리 부부는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은 오래오래 사실 것이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아버님 보다도 건강이 안 좋은 것 같다고도 했다. 그만큼 아버님의 건강은 좋아 보였다.

 

 

갑자기 안 좋아진 아버님의 건강

 


하지만, 엊그제 들려온 소식은 아버님이 힘이 하나도 없으셔서 병원을 모시고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큰 서방님이 매일 전화를 드리는데, 평소와 다르게 힘이 너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다들 너무 멀리 사는 관계로 막내 서방님이 병원을 모시고 가시고 별 이상소견이 없어서 영양제만 맞고 돌아오셨다.

이튿날 다시 통화를 하는데도 전혀 나아진 기미가 안 보여서 급기야는 큰 서방님이 내려가서 아버님을 병원에 모시고 갔다. 뇌경색이란다. 뇌경색이 와서 말씀도 제대로 빨리 못하시고 기운이 하나도 없으셨던 것이다. 어젯밤 병원에 입원을 하시고, 오늘 추가로 여러 검사를 하신단다. 정말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병에 취약해지는 시기인 것 같다.

하루아침에 병원에 누워계시게 된 것이다. 그렇게 건강해 보이던 분이 이젠 환자가 된 것이다. 젊은이도 건강에 자신할 수 없지만, 노인의 건강이란 정말 맘을 놓을 수 없다. 생로병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아무리 건강을 자신해도 80이 넘으면 어느 때에 죽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이인 셈이다.

태어나서 25세 정도까지 성장하다가 30이 넘으면 성장이 노화로 방향을 바꾼다. 그 이후로는 계속 노화의 길을 걸으면서 병을 갖게 된다. 완벽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병이 나았다가 다시 다른 병이 걸렸다가를 반복하다가 어느 날 죽게 된다. 이것이 생로병사이다.

100세 시대에도 생로병사는 이어진다



100세 시대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맞다. 예전엔 환갑인 60세만 되어도 동네잔치를 열면서 축하를 했다. 그때까지 산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이 60을 넘기기 때문에 환갑잔치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대신 여행을 다니거나, 주위의 친한 사람들과 식사하면서 조용히 치른다. 그렇게 크게 축하받을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60 이상은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80 이상, 90 이상 사는 것은 어렵다. 80 이상을 살아도 건강하게 살기는 힘들다. 아무리 운동을 하고, 음식을 잘 먹어도, 신체 나이 80 이상 되면 여기저기 고장이 나있는 상태인 것이다. 살살 조심스럽게 살아야 한다. 생로병사를 거스를 길이 없다. 설사 몇몇이 100을 넘겼다고 해도, 건강하게 내가 100을 넘기리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걷기-좋은길



자연의 순리,생로병사



생로병사, 나이 들면서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어느 누구도 이것을 비켜갈 수 없다. 내가 지금 병이 들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병이 들어야 죽기 때문이다. 사는 동안 최대한 큰 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었다는 것은 이렇게 언제고 병에 든다는 것이다. 아무리 건강해 보여도 우리 안의 기능이 약화되고, 어딘가는 아주 힘든 상태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살아야 한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우리는 산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는 병들고 죽게 된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인 생로병사의 비밀인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만이 나의 시간이다. 우리는 생로병사를 거스를 힘이 없다. 언젠가 우리는 병들고, 죽을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만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죽음은 언제 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오늘 행복하게 맘 편하게 사는 것이 최고의 삶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