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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건 별로 없지만)가족입니다 드라마 줄거리
진숙과 상식은 딸 은주와 은희 아들 지우를 둔 부부다. 이 가족은 5명이다. 어느 날 진숙은 졸혼을 선언한다. 남편 상식은 어이가 없어서 나가고, 트럭 운전사인 그는 밤에 산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기억을 잃는다. 상식은 이제 22살이다. 22살까지만 기억을 한다. 50대에서 갑자기 청년이 되었다. 그의 모습은 늙었지만, 그는 지금 청년이다. 진숙을 바라보며, 젊었을 때 부르던 호칭으로 진숙 씨~라고 부른다. 진숙은 너무 어이없고, 어색하다. 기가 막힌 일이다. 그동안 그리 무뚝뚝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너무 다정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은희는 이 집의 둘째다. 출판사에서 팀장을 한다. 언제나 명랑하고 파이팅 넘친다. 일도 잘하고 남들을 배려하는 성품이다. 누구도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쓴다. 그녀는 9년간의 연애를 끝내고 싱글이다. 그동안 일만 열심히 했다. 그녀 앞에 어느 날 잘생기고 매너 있는 부대표가 나타났다. 그들은 서로가 끌려서 하룻밤을 같이하고 연인이 되려는 순간, 그에 대한 바람둥이 소문이 은희를 갈등하게 한다.
은희는 회사 외부일을 하는 중에 대학 동창인 찬혁을 만난다. 찬혁은 은희의 전 남자 친구의 친구였고 은희와도 대학 때 친하게 지냈다. 전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워서 헤어지면서 찬혁과도 오해가 생겨 멀어졌다. 독한 말을 내뱉고 그들은 몇 년 동안 만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찬혁과 만난 은희는 반가운 마음이다. 대학 때부터 찬혁을 좋게 보았다. 아마 전 남자 친구와 사귀지 않았다면 찬혁과 사귀었을지도 모를 일이다고 생각한다.
찬혁의 잘생긴 외모로 인해 바람둥이 같다고.... 바람둥이 다루는 비법을 알려달라며 다시 친해진다. 부대표와 썸을 타면서 뭔가 확신이 들지 않는 은희는 찬혁에게 시시콜콜 연애 상담을 받는다. 찬혁은 은희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준다. 찬혁은 지금 황금거위 미디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은희의 회사와 같이 하는 일이 있어서 자주 만나게 된다. 여기에 은희 막내 동생 지우가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지우는 딱 막내다. 성격도 둥글둥글하고 애교도 많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다. 옆에서 본 아버지의 삶은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 저런 삶이라면 차라리 안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늘 노동을 해야 하고 버거운 삶의 짐을 지고 가는 아버지.... 정말 그런 삶은 싫다. 그래서 그는 가족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캐나다로 떠난다.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고 빈털터리로 다시 돌아온다.
제일 큰언니 은주.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차가운 비수를 찌른다. 그녀는 가족을 위해 너무 많이 희생을 하면서 살았다. 이제 변리사가 되어서 잘 사는 듯해 보이지만, 이마저도 삐걱거린다. 남편과 아이가 없어서 그런가? 열심히 아이를 가져보려고 시도하지만 잘 안된다. 그녀는 동생 은희와 몇 년간 의절한 상태로 지낸다. 은희가 9년의 연애를 끝내고 언니에게 갔는데, 언니는 늘 위로 보다는 아픈 말로 팩트만 날린다. 정나미가 떨어진 은희는 다시는 언니를 안 보겠다며 몇 년 동안 안 만났다. 이번 아버지 사고로 다시 만나면서 둘은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은주는 너무 차갑고 이성적이다. 그래도 결혼은 유지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남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 절망한다. 남편은 성소수자였다. 그래도 이런 결혼이나마 지속하려고 하지만, 남편은 은주를 설득하고 이혼하게 된다.
사실, 은주는 상식이 친아버지가 아니다. 진숙은 은주를 임신한 채로 상식과 결혼을 한 것이다. 진숙이 대학 때 사귀던 남자 친구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자 친구는 아이의 존재를 부정하고, 친정집은 보수적이라 진숙에게 모질게 대했다. 하여, 진숙은 자기를 좋아하는 상식에게 이런 사실을 고백하고 결혼하게 되었다.
상식은 진숙을 처음 봤을 때, 한 눈에 반했다. 자신은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우유 배달을 하고 있는데, 그녀는 너무 예쁘고 근사했다. 그는 진숙의 처지를 알게 되고 결혼하자고 한다. 오갈 데 없는 진숙은 너무 착하고 순박한 상식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긴다.
하지만,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 상식은 항상 나보다 진숙이 더 잘난 사람이라는 열등감에 시달린다. 그래서 남몰래 책도 많이 읽고 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그녀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열등감은 그를 무뚝뚝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진숙이 그런 남편에게 지쳐서 졸혼이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나도 이 모든 짐을 벗어버리고 살고 싶다고.
이들 5명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지만, 정말 모르는 것이 많았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말 우리 가족이 이랬나, 우리는 서로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드라마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가족이지만, 실상은 서로 너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부부 간에도 서로의 마음을 너무 몰랐다. 상식은 진숙이 나 같은 건 언제고 버릴 것 같은 오해로 화를 내고, 진숙은 남편이 딴마음을 먹고 있다고 오해를 해서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미워하게 된 것이다.
자매인 은주와 은희를 보면 역시 서로 모른다. 아빠가 다쳐서 돈을 못 벌었을 때, 가장의 역할을 하면서 얼마나 힘들게 버텼는지, 그녀가 왜 그토록 차갑게 되었는지.... 은희는 언니가 자기에게 너무 냉정하고 늘 대화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우는 늘 해맑아 보이는 막내지만, 그 안에 부모를 힘겨워하고 도망가서 혼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어느 누구도 지우가 이런 생각으로 살고 있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은주는 이혼을 하고 새로운 썸을 타고, 은희는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찬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상식은 진숙이 언제나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진숙도 상식의 진심을 알게 된다. 막내 지우는 가족을 버리고 혼자 사는 삶을 택했지만, 사기를 당하고 가족만이 진정으로 나를 위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로를 모르고 살던 가족이 아빠의 사고로 인해서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알게되고 새롭게 가족의 진심을 알아가는 드라마다.
졸혼과 졸부모
자녀들은 부모를 이해 못 한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세대차이도 있지만,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부모는 늘 희생하는 것이 당연해서 어쩌면 죽을 때까지 언제고 자신의 삶 따위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부모도 자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성인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지,무슨 생각을 하는지 부모도 모른다.
남편인 상식에게 지칠 대로 지친 진숙은 졸혼이라는 것을 생각해내고 졸혼으로 나머지 인생을 새롭게 살려고 한다. 졸혼.... 결혼생활을 끝내는 데 이혼이란 절차는 하지 않는, 아주 이상하고 새로운 것이 요즘 등장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졸혼을 할 바에는 깨끗이 이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졸혼이란 것은 겉모양만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결혼 같은 행사에 모양새를 갖추려는 체면의식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배우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려는 것이다.부부가 졸혼을 하려고 했다면, 그 부부는 이젠 사랑과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결혼생활은 의미가 없으니 각자 자유롭게 따로 살자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삶에 온전한 자유가 있을까?
이 드라마는 각자 사는 삶을 택했다. 상식은 따로 방을 얻어 독립해서 살고, 진숙은 여행을 다녀오고 그 집에서 그냥 산다. 이 부부가 졸혼이라는 것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진짜 졸혼을 했으면 같이 모여서 즐겁게 파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부는 그냥 잠시 따로 사는 것이다. 언젠가 이들은 함께 살게 될 것 같다.
나는 이 드라를 보면서 졸부모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간혹 졸혼 선언을 하는 사람은 있는데 졸부모는 없다. 진숙은 세 아이들에게 섭섭해서 더 이상 너희들 바라보는 짝사랑 같은 것 안 하고 싶다고 한다. 아무리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자식들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모든 힘을 다해 사랑하지만, 언제나 자식에게 상처받는 부모들이다.
세상의 많은 부모들이 부모 노릇에 시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부모 노릇은 종신형이다. 부모 자식이 잘 맞고 서로 사랑하며 살면 좋지만, 들리는 소문은 자식에게 상처받는 사연뿐이다. 그래도 졸부모는 없다. 그냥 숙명인 것이다. 자녀를 죽을 때까지 마음에 품고 사랑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숙명이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자녀를 외면하고 행복은 없으니까 말이다.
가족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드라마
이 드라마는 가족이지만, 정말 너무 서로를 모른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이 그렇다. 가족이라고 서로 정말 다 아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타인이 더 잘아는 부분도 많다. 가족이기에 숨겨야하고, 가족이기에 몰랐으면 하는 사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애써야 한다. 다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가족의 테두리에서 서로를 외면할 수 없는 운명공동체니까. 그리고 가족 모두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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