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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진주 귀고리 소녀

건강한 하늘시내 2022. 12. 2. 15:52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그린 진주 귀고리 소녀 그림은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할 만큼 유명한 그림이다. 이 그림에 영감을 얻은 미국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그림 속 소녀를 상상하며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소녀의 옷차림으로 보아 귀족은 아닌듯한데 값비싼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가 왜 그려지게 되었는지가 소설의 이야기다.

 

 

 

진주귀고리소녀
진주귀고리소녀

 

 

 

진주 귀고리 소녀 줄거리

 

16살 그리트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집에 하녀로 일하게 된다. 그리트의 아버지는 타일 도공으로 일하다가 사고로 시력을 잃자 생계가 막막해졌다. 그래서 그리트가 화가의 대저택에서 하녀로 일하게 되었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한 번도 하녀로 일해본적 없는 그리트는 하루 종일 빨래를 하고, 물을 긷고, 청소를 해야한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자고 한시도 쉴틈이 없다. 그녀의 손은 점점 거칠어지고 갈라진다.

 

그녀가 일하는 저택은 큰마님 마리아 틴스와 화가와 그의 아내 카타리나, 5명의 아이들, 하녀 타네커가 있다. 식구들에 비해 하녀가 적다. 살림살이는 그리 넉넉지 않은 집이다. 그리트는 까탈스러운 화가의 아내 카타리나를 피하고 싶다. 주인과 하녀의 스캔들을 많이 봐온 안주인은 어린 소녀 그리트를 늘 경계한다.

 

화가 부부가 그리트를 보러 왔을 때, 그리트는 야채를 썰고 있었다. 야채를 한 군데 아무렇게나 썰어놓지 않고 색깔 별로 썰어 놓아둔 것을 보고, 화가는 그리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색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무니까.

 

화실은 2층에 있다. 카타리나는 화실에 출입이 금지되었다. 그녀는 성격이 불같아서 화가 나면 그림을 찢기도 하기 때문에 큰마님은 그녀를 화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 놨다. 그 저택은 카타리나의 어머니 마리아 틴스의 소유이기 때문에 카타리나는 어머니의 말에 순종할 수밖에 없다. 마리아 틴스는 사위의 그림으로 집이 운영되기 때문에 사위의 그림을 소중하게 여긴다.

 

화실의 청소를 그리트에게 맡겼다. 이것은 화가의 부인 카타리나와 선임 하녀 타네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화실은 그 저택의 가장 중요한 장소이다. 그곳을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그리트는 그곳을 청소하게 된 것이니까. 그리트는 여인들에게 질투의 대상이 되었다. 여자들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그리트는 화실 청소가 좋았다. 화실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왠지 영혼이 풍성해진 느낌이다. 그녀는 청소의 기본을 알고 있다. 모든 사물을 그대로 두면서 깨끗이 해야 한다. 주인이 조금도 신경 쓰이지 않게 단지 먼지만 없애는 것이다. 사물의 위치가 바뀌지 않아야 주인이 당황하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리트는 비록 어린 하녀지만 지혜롭다. 말수도 적고 자기 맡은 일을 성실히 한다. 어느 날 새로운 그림을 보면서 왠지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녀는 하녀로서 용기를 내어 그 그림에서 부족한 것에 대해 화가에게 말해준다. 화가는 하녀 그리트에게 한수 배웠다고 칭찬해준다.

 

화가는 그리트를 신뢰하게 된다. 카타리나가 여섯 번째 아이를 해산하고 유모가 오자 그리트는 화실의 다락방으로 방을 옮기게 된다. 그곳은 물감을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화가는 그리트에게 물감 만드는 일을 돕도록 한다. 그 집 여자들이 이 사실을 알면 그리트는 더 심한 질투의 대상이 된다. 그 시절 물감의 재료는 엄청 비싸고 귀했다. 점점 더 그리트는 비밀이 많아지고 조심스러워진다. 그래도 그 일을 온 힘을 기울여하고 싶다. 그녀 자신이 가치 있는 어떤 사람이 되는 듯하다.

 

그리트는 화가를 존경한다. 그를 보면 가슴이 뛰고 그의 요청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녀는 예술가를 동경하며 사랑한다. 집안에서 그녀를 질투하는 모든 것을 견디며 화가의 일을 돕는다.

 

화가도 그리트를 달리 보는 듯하다.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집안에서 별로 없다. 외로운 화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그리트가 싫지 않다. 그는 어쩌면 하녀지만 그의 아내보다 더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한 사람 그리트를 소중하게 여긴다.

 

라위번은 그 마을의 큰 부자로 화가의 그림을 제일 많이 사가는 사람이다. 그는 더러운 욕망을 가진 사람이다. 자기 집의 하녀와 같이 있는 그림을 그리게 하고, 하녀를 임신시킨 사람이다. 그런데 이제 눈이 큰 그리트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녀와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구한다. 화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집안을 이끄는 주 수입원이 그림을 그려서 파는 일이고 라위번은 제일 큰 고객이기 때문이다. 

 

화가는 그리트를 욕망의 라위번의 뜻대로 하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단독으로 그려주겠다고 약속한다. 그와 함께 그림의 모델로 있는 것은 막은 셈이다. 이 일은 그리트에게 너무 고마운 일이다. 음흉한 라위번의 손길에서 그를 구해준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트는 화가의 모델이 된다는 것이 기쁘지만, 또한 그의 아내 카타리나에게 들키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거라고 생각한다. 카타리나가 그리트를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엄청 히스테리를 부리고 그녀를 쫓아낼게 분명하니까.

 

한편, 그리트는 푸줏간 피터 아저씨 아들 피터와 사귀게 된다. 잘생기고 다정한 피터는 여러 처녀들이 눈길을 주지만, 그리트를 사랑한다. 그리트가 개신교 교회에 가는 일요일마다 교회로 찾아와 데이트를 하고, 그녀의 집에 인사도 가게 된다. 가난한 그리트의 부모는 피터가 싫지 않다. 

 

그리트는 시간을 쪼개가며 다락방에서 물감을 만드는 일을 거든다. 대식구 저택에서 쉴 새 없이 일해야 하는 그녀는 잠을 줄여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술가를 도와주며 어쩌면 하녀의 삶에서 예술가의 삶을 경험한다. 그런 시간이 좋다. 점점 그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녀가 드디어 모델이 되어 그림이 완성되어 간다.

 

그녀를 그린 그림에 뭔가가 부족하다. 화가는 진주 귀고리를 생각해내고 그녀에게 카타리나의 진주 귀고리를 걸게 한다. 그녀는 어쩌면 이 일은 정말 큰일을 불러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림의 완성을 위해  용기를 내어 귀를 뚫고 귀고리를 달게 된다. 그리고 그 그림을 카타리나가 보게 되고 그녀는 그 집에서 쫓겨난다.

 

10년 후, 그리트는 푸줏간 아들 피터와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고 살고 있다. 그녀의 가게에 하녀 타네커가 찾아와서 그 집에서 그녀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오랜 세월 동안 그녀는 그 집의 일을 잊고 싶었다. 겨우겨우 아이들 둘을 낳고 잊고사는 그녀에게 다시 그 집으로 가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녀를 부른 것은 카타리나였다. 얼마 전 화가 남편이 죽고 유서를 남겼다. 진주 귀고리를 그리트에게 주라고 화가가 유서를 남긴 것이다. 진주 귀고리 사건 이후로 카타리나도 그 진주 귀고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서대로  진주 귀고리를 그리트에게 주려고 그녀를 부른 것이다.

 

그리트는 자기의 신분으로 진주 귀고리를 할 수도 없고 가지고 있기도 그렇고 해서 뒷골목으로 가서 동전으로 바꿔온다. 그중의 일부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기고, 귀고리 값을 피터에게 준다. 화가의 집에서 가세가 기울어져 고깃값을 갚지 못한 돈을 이번에 화가가 죽고 정산한 것이라고 둘러댄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읽고....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델프트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그림에 기초해서 작가적 상상력으로 쓴 이야기다. 그 시대의 풍습과 주인과 하녀의 계급관계,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잘 나와 있다.

 

비록 하녀지만, 그녀의 예술성이 화가와 통하면서 삶의 또 다른 경험을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화가를 존경과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지만, 화가는 차갑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녀를 애로스의 대상으로 여기는 그림 수집가 라위번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그녀를 예술의 동반자로 여기는 듯하다. 

 

그녀를 음흉한 라위번의 제물이 되지 않게 하려고 화가는 애쓴다. 그녀는 집안의 질투를 견디며 화가를 돕는다. 지금 시대와 비교하면 좀 이해가 되지 않지만, 폐쇄적인 그때의 시대상황에서 하녀가 안주인의 질투를 견디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좀처럼 화가의 아내는 그리지 않는데, 하녀가 그림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것은 그녀에게 위험하고 힘든 일이다. 그래도 그녀가 존경해마지않는 화가를 돕는 일이라면 용기를 내고 위험을 감수한다. 그리고 그녀는 억울하게 쫓겨난다.

 

그림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 그림은 가끔 방송매체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리고 드라마 (청춘 기록)에서 하희라가 이 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았다. 거기에서는 청소의 기본을 이야기하면서 책 제목이 나왔었다. 이 책을 보았을 때, 그 드라마가 기억나면서 내용이 궁금했다.

 

물론, 소녀의 표정도 모호하고 궁금증을 갖게 해 준다. 진주 귀고리와 옷차림이 잘 매치가 안된다. 커다란 진주는 꽤나 값비싼 보석인데, 그녀의 수수한 옷차림이 진주와 안 어울린다. 하지만 그 그림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하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미국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소설을 쓰게 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도 나왔다. 아직 보진 않았지만, 그 시대의 네덜란드도 궁금하고, 소설로 본 이야기가 영화로 어떻게 표현될지 기대가 된다. 꼭 한번 영화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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