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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파트 앞 꽃
아파트에서 찍은 꽃
안양천 튜울립
안양천 튜울립

 

어제, 오늘 바람이 몹시 붑니다. 봄바람이 벚꽃잎을 다 떨구고나니, 여기저기 철쭉, 라일락, 튜울립이 피고 있습니다. 봄바람은 꽃들을 재촉하는 듯합니다. 바람 속에서 꿋꿋이 꽃을 피우니까요.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 제 할 일을 하는 듯 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면서, 더 굳세어지고, 한 해를 잘 살아냅니다. 우리 인생도 흔들리면서 뭔가를 피워내겠지요. 잔잔하기만 하다면 인생이 아니겠지요. 누구나 풍파를 헤치며 사는게 인생이라 하더라구요. 부처님도 예수님도 모두 인생의 어려움을 말씀하셨으니까요. 봄바람에 쓰러지지 않고, 예쁜 꽃을 피워내는 수많은 꽃들을 보면서, 인생의 꽃을 마지막까지 피워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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