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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2023년 2월에 개봉한 정은채, 이동휘 주연의 영화다. 이 영화에서 두 연인은 사랑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 지쳐가고, 결국엔 헤어지게 되는지 보여준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와소감에 대해 써 보겠다.

 

개봉 2023.2.8.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3분

주연 정은채(아영), 이동휘(준호)

 

정은채이동휘
정은채,이동휘
 

(영화)어쩌면우린헤어졌는지모른다 줄거리

 

대학 때부터 사귄 아영과 준호는 꽤 오래된 연인이다. 아영의 집에서 준호가 들어와 함께 동거하고 있다. 아영은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일하고, 준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알고 보니, 아영은 미술을 전공했는데, 준호의 공무원 시험을 뒷바라지하려고 자신의 꿈도 포기한 채 전혀 맞지 않는 부동산 쪽에서 일하고 있다.

 

준호는 벌써 몇번째 낙방이다. 그도 처음엔 호기롭게 공시를 시작했을 것이다. 몇 번 낙방하고는 마음에 낙심이 되는지, 아니면 자신감이 사라져 가는지 이젠 모양만 공시생 그저 백수나 다름없다. 하루 몇 건 배달을 하며 용돈을 버는 수준이다.

 

아영과 준호가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아영은 자존심이 상한다. 잘나가는 친구들은 아영을 동정하듯 말하고, 아무리 카바를 치려해도 찌질해보이는 애인 준호는 눈치마저 없다. 이래저래 아영은 속상하고 지쳐간다.

 

바쁜 아침, 출근하려는 아영 앞에서 준호가 라면을 끓인다. 아영은 라면을 먹지 않겠다고 하다가, 준호가 먹는 것을 보니 한 젓갈 하고 싶다. 한 젓갈만 먹겠다고 하는 데 , 한 젓갈에 라면이 거의 없어진다. 이를 본 준호는 화를 내고, 아영은 라면 한 젓갈 가지고 난리 치는 남자 친구에게 더 정이 떨어진다.

 

(그냥 다 먹으라고 주지.... 아영이 출근한 다음에 다시 새로 끓여서 천천히 맛있게 먹으면 그만일 것을..... 에휴, 모지리.... 그런 생각을 했다. 준호의 마음도 그렇게 되기까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아영이 출근하다 뭔가를 잊고나온 것이 있어 준호에게 전화를 거는 데, 준호는 이미 도서관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집엔 친구가 게임을 하자고 게임을 설치해 놓고서 말이다. 갑자기 아영이 들어와서 보니, 기가 막힌다. 공부하러 갔다고 거짓말도 모자라 친구랑 게임이라니.... 속이 터진 아영은 폭발한다. 그리고 이젠 집을 나가라고 한다. 준호의 짐을 밖에다 아예 내논다. 준호는 그렇다면 우리 헤어져! 이렇게 말하고 짐을 들고 나온다. 이렇게 그들은 헤어진다.

 

안나와준호

준호는 후배의 식당에서 일하게 되는데, 그곳에 자신처럼 갈등하는 남녀가 눈에 띈다. 그 때 있었던 안나는 준호에게 만나자고 한다. 왜 내가 좋냐고 물어보니, 헐렁해 보여서란다. 23살의 발랄한 그녀는 매번 체크하는 전 남자 친구에게 질려서 준호의 여유가 맘에 드나보다. 이렇게 준호는 새로운 여자 친구를 가진다.

 

아영과경일

 

한편, 아영은 사무실을 얻으려고 찾아온 경일에게 끌린다. 젠틀하고 배려하는 깔끔한 남자, 경일은 찌질한 준호와 많이 다르다. 경일의 대시로 그들은 새로운 연인이 된다. 하지만, 아영의 친구가 경일이 애아빠라는 것을 알게 되고, 아영에게 말해준다. 아영은 너무 기가 막히고 화가나 그와 헤어진다.

 

얼마 후, 아영은 태블릿을 핑계로 준호를 작업실로 오게 한다. 자신의 태블릿을 돌려달라고 한 것이다. 준호도 기다렸다는 듯이 안나가 함께 짜장면을 먹자는 것도 뿌리치고 그리로 간다. 그들은 이별의 원인을 되집으며 서로 원망하는 말도 한다. 그리고 아영이 선물이라며 준 종이에 준호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준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영의 전화번호를 지운다. 아영 또한 준호의 연락처를 지운다. 이제 비로소 남이 된 것이다.

 

마지막에 준호는 친구처럼 영업직 사원이 되어 다니다가, 아영의 전시회를 보게 된다. 그동안 아영이 그림을 그려서 전시회를 하게 된 것이다. 반갑게 윗층에 있는 아영을 향해 손을 흔든다. 너의 전시회를 응원해, 축하해!

 

(소감) 이별이 망설여진다면? 마음 떠난 사랑 빨리 정리하라!

 

포스터의 말처럼 연애 말, 이별 초의 이야기다. 남녀가 오랜 시간 연애하다가, 사랑이 시들어지고 이미 마음은 이별했는데, 물리적인 몸이 아직 이별을 못하고 미적거리는 시기를 잘 표현했다. 서로 먼저 헤어지자고 얘기해 주기만을 바라는 때, 그래야 나의 이별이 명분 있고, 덜 욕을 먹을 것 같은 상황이다. 이쯤 되면 서로 다정한 대화보다는 건조한 실무적 이야기와 조금만 내 눈에 거슬려도 날카로워지는 때이다. 지금 만약 그런 때라면, 이 영화의 연인, 아영과 준호처럼 이별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람이 오래 사귀면 정이 든다. 사랑이 식어도 그놈의 정이 무섭다. 또한 지난날의 시간이 허무해지는 것 같아 어떻게 해서라도 이 관계를 해피앤딩으로 끌고 가고 싶어진다. 이미 많은 사람이 그들의 연애를 알고 있기 때문에 연애에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정때문에 미적대다가 시간만 흐르고 마음은 더 피멍이 든다. 서로 새로울 것도, 긍정의 응원도 없는 사이를 유지하느라 감정소비도 어마어마하다. 

 

연애를 왜 하냐?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애를 하는 목적이 없다. 사랑이 없는 연애관계를 뭐 하러 지속하는가 말이다. 사랑은 한쪽이 시들해지면 계속해나가기 어렵다. 여기 아영과 준호는 둘 다 서로에게 지쳐있다. 그러면 헤어져야 한다.

 

둘은 헤어졌지만, 쉽게 잊지 못한다. 서로의 SNS를 보면서 근황을 체크한다. 아직 모든 인연을 끊어내지 못한다. 몇년이 흐른 뒤, 마음의 정리가 되어 마지막으로 다시 만난다. 그리고 상대의 연락처를 지운다. 

 

이 영화는 현실의 연인들이 이별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마음이 떠나고, 지치고, 싸우고....헤어지고, 못 잊고.... 정리한다. 

 

마음이 떠나고 서로를 향해 날카로와져 있다면, 이미 헤어졌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완전한 헤어짐은 아니라도, 마음이 떠났으면 헤어지는 것은 언제고 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상태라면 헤어지는 것을 너무 질질 끌지 말라고 얘기해 주는 영화다. 

 

그래야 새로운 인생이 펼쳐진다. 아영이 준호를 케어하는 것에 자유로워지니 비로소 자신의 꿈을 찾아 그림을 그린 것이다. 준호도 억지로 공시를 붙들고 있었는데, 헤어지고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듯, 서로 헤어지지않고 사랑을 완성하려고 하는 것만이 인생이 아니다. 때론 서로를 놓아줄 때,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고, 새로운 인연으로 새 삶을 살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넷플릭스에 떠서 어제 본 영화다. 아영역을 한 정은채가 너무 이쁘다는 생각을 했고, 준호역을 한 이동휘는 준호를 너무 잘 표현해 주었다. 현실 찌질남인데, 여유 있고, 착한 남자를 잘 표현해 줬다. 

 

헤어짐을 망설이는 연인이 보면 정말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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