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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님의 (순간의 꽃)을 읽었습니다.
순간의 꽃은 시인이 순간을 포착해
시로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일상을
시인은 시로 만들었습니다.
시는 꽃이 되었습니다.
슬픔, 고뇌, 깨우침, 감탄, 희망.....
이런 꽃으로 피었습니다.
고은작은시편 (순간의 꽃)에서 몇 편을 소개합니다.
순간의 꽃 (고은 작은 시편)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
흔하디 흔한 것
동시에
최고의 것
가로되 사랑이더라
어린 토끼 주둥이 봐
개꼬리 봐
이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니
봄바람에
이 골짝
저 골짝
난리 났네
제정신 못 차리겠네
아유 꽃년 꽃놈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친구를 가져보아라
적을 안다
적을 가져보아라
친구를 안다
이 무슨 장난인가
죽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천 개의 물방울
비가 괜히 온 게 아니었다
강 건너에서
우리 둘에게 종소리가 들려왔다
함께 들으라고
종소리가 들려왔다
헤어지기로 했다가
헤어지지 않기로 했다
개는 가난한 제 집에 있다
무슨 대궐
무슨 부자네 기웃거리지 않는다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가
닿은 곳에서
싹 틔우는 땅버들씨앗
이렇게 시작해보거라
온종일 장마비 맞는 거미줄
너에게도 큰 시련이 있구나
만물은 노래하고 말한다
새는 새소리로 노래하고
바위는 침묵으로 말한다
나는 무엇으로 노래하고 무엇으로 말하는가
나의 가갸거겨고교는 무슨 잠꼬대인가
개미행렬이
길을 가로질러 가는 것은
결코
이 세상이
사람만의 것이 아님을
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도
조금씩 조금씩
깨닫게 하는 것인지 몰라
햇볕이 숯불처럼 뜨거운 한낮 뻐꾸기 소리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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