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를 읽다 갑자기 가을비가 내린다. 부엌에서 어제 사온 시래깃국이 너무 맹맹하여 된장과 두부와 파를 넣고 다시 끓이고 있는데, 갑자기 빗소리가 들린다. 창밖을 보니, 시커먼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시래깃국 맛을 보니, 너무 짜다. 된장을 너무 많이 넣었나 보다. 다시 작은 양파 두 개를 썰어서 넣었다. 이젠 좀 먹을만해지겠지.... 이것으로 점심준비는 끝이다. 어제 읽은 상실의 시대에 대해 뭔가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책상에 앉았다. 읽은 책에 대해 몇 글자라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엔 내용도 저자도 까마득해진다. 그래서 이젠 책을 읽으면 뭐라도 써서 남기려 한다. 난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이 떠올랐을까? 가을비는 벌써 끝났다. 아마도 소나기였나 보다. 벌써 해가 나고 집안이 환해졌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훌륭한 사람 어젯밤엔 남편과 얘기하다가 늦게 잤다. 평소엔 잠자리에 들고 불을 끄면 조용히 잠자는 것에 집중하는데, 어제는 왠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깜깜한 밤, 우리들의 이야기만 조곤조곤.... 삶에 대해, 인생에 대해서 말했다. 인생 후반부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간간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나쁜 사람도 있었다. 또한 훌륭한 사람은 누굴까 생각해 보았다. 좋은 사람 오은영의 화해를 보면서 좋은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는 좋은 사람은 내게 잘 대해 주고, 친절하고, 좋은 말을 해주고, 뭔가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 생..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가토 다이조 지음)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마음이 아프고 불안한 사람이 읽으면 좋다.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 좋다. 의외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산다.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어떤 사람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행복해지려면 현실을 받아들이면 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람들은 공상 속에서 산다. 현실에서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먼 미래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렇게 된다면, 행복해질 거야라고 생각한다.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행복을 마음에서 찾지 않고 어떤 외부적인 것에서 찾는다. 이 만큼 재물이 있으면 행복할 거야, 이런 위치에 있으면 행복할 거야, ..
오은영의 화해/자녀와 화해하려면? 오은영의 화해는 자녀와 화해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우리는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받는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지만 자신도 모르게 상처 주는 부모가 된다. 자녀가 자라면 자기 목소리를 낸다. 어릴 적에는 그냥 그럭저럭 지내다가 성인이 되면 부모에게 대든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할 힘이 생긴 것이다. 자녀가 컸다는 것이다. 자라면서 부모에게 상처받은 이야기를 뼈를 때리며 아프게 한다. 나는 상처받았다고, 나는 힘들었다고, 나는 그래서 지금 불행하다고, 속상하다고... 말한다. 부모의 억울함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는 억울하다. 아니, 내가 지를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가 얼마나 희생했는데,..
목사님은 왜 그리 긴 연애편지를 썼을까? 오늘 일요일이라 교회를 갔다. 가는 도중 너무 길이 막혀서 웬일인가 봤더니, 도로 공사를 하고 있다. 남편은 이런 일은 밤에 작업하면 좋겠다고 하는데, 나는 그들도 밤엔 잠을 자고 싶으니 지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서 예배를 드리고,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우린 둘러앉아 커피와 사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설교시간에 목사님이 젊어서 연애할 때, 편지를 대여섯 장이나 썼다고 말씀하셨다. 목사님도 젊어서는 아주 로맨틱한 분이셨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둘러앉아 이야기할 때, 그때의 일을 물어보았다. 어떤 이야기를 쓰셨길래 그렇게 긴 편지를 쓰셨냐고. 목사님은 그 시절 지금말로 하면 장거리 연애를 하셨다. 매주 한 번 만나는데, 중간에도 보고..
(아는 건 별로 없지만)가족입니다 드라마 줄거리 진숙과 상식은 딸 은주와 은희 아들 지우를 둔 부부다. 이 가족은 5명이다. 어느 날 진숙은 졸혼을 선언한다. 남편 상식은 어이가 없어서 나가고, 트럭 운전사인 그는 밤에 산행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서 기억을 잃는다. 상식은 이제 22살이다. 22살까지만 기억을 한다. 50대에서 갑자기 청년이 되었다. 그의 모습은 늙었지만, 그는 지금 청년이다. 진숙을 바라보며, 젊었을 때 부르던 호칭으로 진숙 씨~라고 부른다. 진숙은 너무 어이없고, 어색하다. 기가 막힌 일이다. 그동안 그리 무뚝뚝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너무 다정한 사람이 된 것이다. 은희는 이 집의 둘째다. 출판사에서 팀장을 한다. 언제나 명랑하고 파이팅 넘친다. 일도 잘하고 남들을..
가을 모기 5마리 가을에 모기라니.... 황당한 일을 겪었다. 어제 가을 모기에게 된통 당했다. 어제 점심때, 청국장을 끓였다. 청국장 냄새 때문인가.... 어딘가에서 커다란 파리가 들어왔다. 워낙 큰 파리가 왔다 갔다 하니, 정신이 사나웠다. 저놈을 잡자니 한참 뛰어다녀야 할거 같아 베란다 문을 열어놨다. 스크린까지 활짝 열어놓고 점심을 먹었다. 어느새 파리는 나가버리고, 우린 점심을 먹고 넷플릭스로 수리남을 시청했다. 황정민과 하정우의 연기가 돋보인다. 어쩌면 그리도 능청스럽게 사이비 목사 역을 잘하는지 황정민을 보면서 연실 감탄.... 오랜만에 하정우도 반갑다. 역시 연기를 잘한다. 그럴듯한 사람이 수리남에서 무역을 하는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를 보는데, 어..